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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경영진 교체설까지, 카카오의 '딜레마' 감사위원회 외부 로펌 통해 SM엔터 감사, 감사 결과에 따라 인사권 개입 명분 생길 수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4-01-31 10:48:27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3: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 교체설이 돈다. 카카오가 계열사 감사를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는 데다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와 상의없이 진행한 투자 건까지 발견하면서 경영진 교체설에 힘이 실린 것으로 파악된다.

일단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 교체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다. 당초 SM엔터테인먼트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SM엔터테인먼트가 자체적으로 꾸린 이사회를 중심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카카오 측이 확보한 이사회 내 의석은 한 자리에 불과하다.

자칫 카카오가 대주주로서 권한 등을 내세워 인사권에 개입하면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 받을 수 있다.

관건은 감사 결과일 것으로 보인다. 감사 결과 현재 경영진의 행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 카카오가 인사권을 행사할 명분이 생길 수 있다. 더욱이 카카오는 그룹 전체적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선언, 김범수 창업자가 대주주로서 권한을 강력하게 행사하겠다고 선언했다.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강조했던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예상보다 ‘강도 높은’ 감사, 임원진 교체설 촉발했나

29일 카카오에 따르면 외부로펌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의 재무제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를 맡은 외부 로펌은 김앤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앤장은 2023년 초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두고 카카오와 하이브가 공개매수 전쟁을 벌일 당시 하이브 측에 서서 법률자문을 진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해당 감사는 카카오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가 요구한 사항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종속회사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 작성과 검토가 필요하기에 감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SM엔터테인먼트 감사는 카카오의 종속회사를 대상으로 의례적으로 진행하는 절차라는 뜻이다.


카카오 감사위원회는 윤석 이사회 의장을 필두로 최세정 이사, 신선경 이사 등 사외이사로만 구성되어 있다. 세 이사 모두 임기가 넉넉하게 남아있어 최근 단행된 카카오 CEO 교체 등과 무관한 사안으로 보인다.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윤 의장은 재무와 금융분야 전문가다. 2023년 2월 카카오 이사회의 의장으로 선임됐다. 최세정 이사는 카카오 이사회 내 ESG위원회 위원장을 겸한 인물로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신선경 이사는 국내와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법률전문가로 20년 이상 기업 법률자문 경험을 보유했다.

카카오의 감사가 예상보다 강도 높게 진행되면서 여러 의혹이 불거진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는 감사 과정에서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와 사전 상의 없이 진행한 투자건을 발견했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에 투자의 적정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이와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업무용 PC에 한해 동의한 인원, 동의한 사항에 대해서만 자료 확인을 진행했다. 여기에 동의한 인원에 SM엔터테인먼트의 C레벨 임원이 대거 포함되면서 인사 교체설 등이 도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독립경영’ 보장 딜레마, 감사 결과 ‘주목’

문제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의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카카오는 하이브와 공개매수 대결에 종지부를 찍으며 "SM엔터테인먼트의 자율적, 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차기 CEO로 발탁된 장윤중 내정자도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에서 이런 취지의 발언을 했다. 장 내정자는 지난해 3월 SM엔터테인먼트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직후 SM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사업이 카카오에 종속될 수 있다는 시각은 “시장의 오해”라고 단언했다.

그는 “제 역할은 SM엔터테인먼트의 사내이사를 돕고 최대한 서포트해서 글로벌 메이저 엔터테인먼트사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SM엔터테인먼트의 현 경영진은 카카오가 하이브-이수만 전 최대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벌일 당시 카카오 측에 선 ‘공신’이기도 하다. 당시 CFO(최고재무책임자)였던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CEO는 유튜브를 통해 카카오 지분 인수의 정당성과 미래 비전 등에 대해 설명하며 투자자를 설득하는 데 앞장섰다.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전 CEO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수만 전 최대주주의 사익편취, 역외탈세 의혹 등을 본인이 직접 제기한 데 이어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며 백의종군을 외치기도 했다. 현재 이 전 CEO는 크리에이션뮤직라이츠라고 불리는 음악 퍼블리싱 자회사의 CEO를 맡고 있다. 또 최근에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시장에 전량 처분했다.

다시 말해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진을 교체한다면 카카오가 경영권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줬던 공신을 내치는 격이 될 뿐 아니라 독립경영 약속을 지키지 않는 셈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SM엔터테인먼트 감사 결과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SM엔터테인먼트 현 경영진이 카카오와 상의하지 않은 채 투자한 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카카오에게 경영진 교체의 명분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카카오그룹의 전체적 경영기조에도 부합한다. 종전까지 카카오그룹은 인수한 기업의 경영방침을 존중하며 자율경영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기조가 완전히 바뀌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그룹 전체를 뒤흔드는 사법리스크로 발전하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또 그룹 경영방식을 중앙집권적으로 바꿔 쇄신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선언하며 CA협의체를 그룹 콘트롤타워로 내세웠다.

SM엔터테인먼트는 CA협의체나 준법과신뢰위원회 등 카카오그룹의 핵심 경영기구와 협약을 맺지는 않았다.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CA협의체, 준법과신뢰위원회와 협약을 맺고 인사권, 쇄신경영 방침 등을 상의하기로 합의한 만큼 SM엔터테인먼트도 여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인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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