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1월 30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1~2년새 주인이 수차례 바뀌는 격동기를 거쳤다.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아는 국내 굴지 대기업의 벤더사다. 매년 출시될 때마다 글로벌 히트를 치는 스마트폰의 부품을 공급하는 코스닥 상장사로 시장에선 익히 알려진 곳이다.한때 찬란한 성장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수익성이 곤두박질 쳤다. 글로벌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수백억원대 적자가 쌓였다. 창업자는 최대주주 지분을 시장에 내놨고 한 투자조합이 인수했다.
얼마 지나지않아 또 다른 곳이 나타나 회사를 사겠다고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연이은 M&A로 상장사들을 인수하며 '00그룹'으로 알려진 곳이다. 최종적으로 인수하진 못했다. 회장과 주요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다. 회사는 구심점을 잃고 붕 떴다. 직원들은 이탈하기 시작했고 남아있는 직원들은 심란한 나날을 버텨야했다.
직원들은 얼마전 뜻밖의 통보를 받았다. 월 급여 100% 상당의 성과급이 일괄지급된다는 소식이다. 믿지 못한 일부 직원들이 경영진에 재차 확인을 구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액수를 떠나 십수년만에 처음 받아보는 성과급이었다. 지난해 실적 반등의 기미가 나오긴 했지만 이렇게 곧바로 성과급을 주리라곤 대부분의 직원들이 예상치 못했다.
지난해 말 사재를 털어 이 회사 새 최대주주로 올라선 최고경영자(CEO)의 결단이다. 그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작년 3분기 기준으로 흑자 전환이 확정되면서 가장 먼저 마음먹은 게 직원들 성과급 줘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올해까지 연속 흑자가 안정화된다면 내년 초엔 베트남 공장에까지 성과급을 더 늘려주고 싶다”고도 했다.
성과급 이야기는 작년 00그룹이 인수하려던 시기에도 나왔다. 최대주주 교체와 맞물려 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수십만원 수준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이 그룹 측에 전달됐지만 단칼에 묵살됐다는 사실을 다수 직원들이 알고 있다.
직원들은 새 CEO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성과급 때문만이 아니다. 수익이 안 나는 만년 적자 사업부문을 과감히 떼낸 것도 그의 결단이다. 수년간 망가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주주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방만했던 내부 소통 구조를 실시간 공유체제로 바꾸면서 경영진·직원 간 소통 채널에 활력도 불어넣었다. 경영 교체기에 이탈했던 직원들로부터 다시 입사할 수 있느냐는 민원까지 들어온다고 한다.
오너십 시프트의 ‘좋은 예’다. 이 CEO는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독하고 치밀하게”를 내걸었다. 직원들 모두 슬로건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 전언이다. 모래성처럼 무너지는듯 했던 회사를 단 몇개월만에 탄탄하게 다져놨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어느 정도일지 가늠이 안가는 경영 시너지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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