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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톡스 확장 대웅제약, 메디톡스와 '불편한 동거' 미국 확장 전략으로 에볼루스 파트너십, 주요주주 '메디톡스' 로열티 확보 이득

김형석 기자공개 2024-02-06 09:51:15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5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이 파트너사 에볼루스(Evolus)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제제 '나보타'에 대한 판권 계약을 연장했다. 이를 통해 대웅제약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보톡스 시장에서 입지를 더 굳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대웅제약의 경쟁자인 메디톡스가 에볼루스의 주요주주라는 점에 주목된다. 양사의 오랜 소송전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불편한 동거'는 계속되는 셈이다.

◇대웅제약-에볼루스, 나보타 해외 판권 3년 연장

대웅제약은 이달 1일 에볼루스와 나보타에 대한 글로벌 독점 판권 계약을 3년 연장했다. 기존에 대웅제약과 에볼루스의 계약 기간은 2013년 9월 30일부터 올해 2월1일까지였다. 연장에 따른 계약금액은 3357억원이다.

에볼루스는 향후 3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대웅제약의 나보타를 독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에볼루스가 판권을 보유한 지역은 미국, 유럽, 캐나다, 호주, 러시아, 남아공, 일본, 독립국가연합(CIS) 등이다.


대웅제약 역시 이번 계약 연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보톡스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웅제약이 선도적으로 진입한 미국 보톡스 시장에서의 선점 우위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2022년 기준 글로벌 기준 약 72억달러(한화 약 9조5000억원) 규모 중 약 45억8000만달러(약 5조9182억원)를 차지하는 가장 큰 보톡스 시장이다. 대웅제약 입장에서 나보타의 안정적인 해외 판매망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나보타의 매출액 1133억원 중 83%인 935억원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해외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445억원으로 가장 크다.

◇대웅, 해외 매출 확대…메디톡스, 휴젤과 소송전 집중

눈여겨 볼 점은 에볼루스와 대웅제약의 관계다. 대웅제약의 경쟁자이자 치열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메디톡스는 에볼루스의 지분 5.57%를 보유한 주요주주다.

2019년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소송전을 벌일 당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나보타의 미국 수입을 21개월간 금지한다고 확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메디톡스와 메디톡스 파트너사 앨러간, 에볼루스가 극적으로 3자 합의에 성공하면서 해당 판결은 철회됐다.

합의에 따라 에볼루스는 ITC 소송의 표적이 된 나보타의 판매와 유통 권리를 확보하는 대신 메디톡스·앨러간 두 기업에 합의금을 지급해야 했다. 합의금은 총 3500만 달러, 우리돈 380억원에 달한다. 이후 메디톡스는 에볼루스 보통주 676만2652주를 주당 0.001달러에 인수하며 에볼루스의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에볼루스를 두고 불편한 동거를 지속하게 된 건 양사가 처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 대웅제약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판로 유지가 중요했다. 반면 메디톡스는 휴젤과의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전선을 확대하는 것에 리스크가 크다.

올해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대웅제약 입장에선 에볼루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영국을 시작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에 나보타 정식 출시했다. 현재 가장 성장성이 가파른 중국에서도 허가절차를 진행 중이다.

나보타의 글로벌 확대와 함께 생산시설도 증설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 향남에 준공 중인 나보타 3공장까지 가동할 경우 대웅제약의 연간 보툴리눔 독소 생산량은 지금보다 260% 증가한 1300만바이알에 이를 예정이다.

메디톡스 역시 대웅제약과 각을 세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메디톡스는 2022년 휴젤을 ITC에 제소했다. 앞서 대웅제약에 문제제기했던 보톡스 제제의 균주 제조공정 영업비밀 침해 사유였다.

해당 소송에 대한 예비판결은 오는 6월 10일에 나온다. 메디톡스와 휴젤은 앞으로 사전심리회의, 증거심리, 최종증거목록 제출 등의 단계를 거친다. 메디톡스는 심리 증인으로 샌드라 비버 에볼루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청하는 등 이번 소송전에 전력을 투입하고 있다. 최종 판결은 올해 10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6월 예비 판결 전까지 메디톡스는 휴젤과의 소송전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대웅제약과 신경전을 벌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향후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보톡스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겠지만 당분간은 큰 잡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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