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F&B, 상장 후 첫 '차등배당' 실시 배경은 창업주 권원강 회장 약 17억 포기, 소액주주 가치 극대화 결단
정유현 기자공개 2024-02-15 09:20:24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07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교촌F&B)의 배당 정책에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내실 경영을 통해 반등에 성공하며 대주주보다 소액주주에게 배당을 더 주는 차등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편인 만큼 일반 주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 대주주 차원의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F&B는 이사회를 통해 2023년도 차등 배당을 실시하는 것으로 결의했다. 1주당 배당금은 일반 주주는 300원, 최대주주 1인은 200원으로 배당 총액은 57억6601만원이다. 시가배당률은 4%로 2020년 11월 상장 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교촌F&B의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다. 2023년 9월 말 기준 1728만7552주(69.2%)를 보유하고 있다. 임직원과 친인척 등이 보유한 주식을 합치면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69.33%다. 공시를 통해 교촌F&B가 차등 배당의 대상을 '최대주주 1인'으로 한정한만큼 권원강 회장만 1주당 200원의 배당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차등 배당으로 권 회장은 약 17억원대의 배당금을 포기하는 것이다.
권 회장은 교촌F&B 코스피 상장 추진 당시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을 위해 경영 일선에 물러났다. 지난해 초 소진세 회장이 퇴임하며 권 회장이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당시 교촌F&B 측은 확대 해석을 자제했지만 업계에서는 3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로 복귀한 것으로 풀이했다. 권 회장은 외부에서 신규 임원을 보강하면서 경영진 라인업을 재편했다.
권 회장의 복귀 전인 2022년 교촌F&B는 높은 원가 부담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됐다. 경기 침체와 리오프닝으로 인한 치킨 소비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판촉, 광고 등 마케팅 활동을 늘리며 광고선전비용 부담이 컸다.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5174억5745만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약 4.6배 줄어든 88억4065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49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오너 체제로 개편된 교촌F&B는 원가 개선 작업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했다. 지난해 4월 치킨 소비자 가격을 최대 3000원까지 인상하면서 약 10년 만에 가맹점 출고가를 상향 조정했다. 대만, 캐나다 등 해외 지역에 매장을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가정간편식(HMR)과 소스, 수제 맥주 등 신사업을 확대했다.
이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1.9% 증가한 249억원을 기록했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당기순이익도 127억8536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8%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점포당 매출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최고 수준인 7억5000만원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순이익 규모가 상장 시기 대비 회복이 된 것은 아니지만 책임경영 차원에서 배당 규모를 확대하며 주주 가치 제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 주주 기준 1주당 300원의 배당금은 289억원대 순이익을 낸 2021년 수준이다. 권 회장이 배당금을 일부 포기한 영향에 배당금이 소액주주에게 더 분배된 것으로 보인다. 배당금은 포기했지만 권 회장도 소득세가 줄어들기 때문에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내실경영과 신사업 확대 기조를 유지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교촌F&B 측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메밀단편'과 같은 신사업으로 보폭을 넓혀 매출과 이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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