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대한항공, 합병 안착 눈앞…미국 어떤 선택할까'메가 캐리어' 탄생 예고…상반기 중 결과 나올 듯
이호준 기자공개 2024-02-16 07:36:21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착륙을 '거의 앞두고' 있다. 유럽연합(EU)이 13일(현지시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이로써 미국의 승인만 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품에 안는다. 두 항공사가 인수합병을 위해 심사를 거쳐야 하는 나라는 총 14개국으로,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승인 도장을 받았다.◇통합 의지 확고…대한항공, 거의 다 왔다
그간 EU 경쟁 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의 사실상 '마지막 문턱'이었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한국 등 11개 나라에서 합병 승인이 이뤄지며 순항했지만 작년 5월 EC가 주요 여객 노선·화물 운송 서비스의 독점 문제를 제기하면서 합병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 때문에 EC가 두 항공사 통합의 키를 쥐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EC는 미국, 일본 등 남은 기업결합 심사국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합병 기준을 가졌다는 점 때문이다.
깐깐한 요구라도 응하지 않는 건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기업결합 승인이 늦어지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의 길도 더 멀어지기 때문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작년 6월 언론 인터뷰에서 "무엇을 포기하든 성사시킬 것"이라고 했으니 EC의 승인을 위한 의지는 의심할 필요도 없었다.
대한항공은 작년 11월 EC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중복으로 운항 중인 유럽 4개 도시 노선(인천~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의 운수권 등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에 넘기고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운송 사업은 분리해서 따로 매각하기로 하며 독점 요소를 지우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독점이 우려된다고 한 지점을 나서서 해결하겠다고 했으니 EC의 선택도 '조건부 승인'이었다. 시정조치안이 이행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려 있지만 대한항공은 결국 이 승인으로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9분 능선을 넘었다.
◇이제 미국만 남아…'메가 캐리어·LCC' 탄생 예고
대한항공은 이제 미국 경쟁 당국의 승인만 얻으면 아시아나항공을 품에 얻을 수 있다. 다만 항공사 통합에 제동을 건 사례가 있는 미국 법무부(DOJ)가 마지막 장애물이다.
DOJ는 항공분야 독점을 막기 위해 작년 자국 LCC 제트블루와 경쟁사인 스피릿항공의 기업결합을 불허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며 합병을 좌초시켰다. 또 역시 작년 조 회장 등을 만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주노선 5개(인천~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뉴욕·LA·시애틀) 노선에 대해 독점 우려도 제기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과의 협의에 돌입한 상황이다. 현재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올 상반기 안에 기업결합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대한항공 측 입장이다.
일단 EC의 문턱을 넘은 만큼 국내 항공업계는 '통합 대한항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지분(63%)을 인수하면 매출 20조원, 항공기 보유 대수 230여대의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한다.
'메가 LCC'도 탄생한다. 두 항공사의 통합은 대한항공 산하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산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합체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기단 합계는 54대로, 규모 면에서 다른 국내 LCC를 압도하는 가장 큰 덩치를 갖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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