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프리뷰]롯데알미늄 양극박 사업 독립 '코앞', 지배구조 영향은물적분할로 신동주 SDJ코퍼 회장 영향력 차단 가능
김위수 기자공개 2024-02-16 07:38:03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알미늄은 롯데그룹이 바라보는 신사업인 이차전지 분야의 밸류체인을 구성하는 계열사다. 알루미늄을 얇게 가공해 만드는 소재인 양극박이 배터리 양극재의 집전체로 쓰인다. 롯데알미늄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개화에 맞춰 이차전지용 양극박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양극박 사업 전담 법인 출범도 이차전지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롯데알미늄은 양극박·일반박 사업과 캔·연포장·골판지·생활용품·페트 사업부문을 각각 롯데알미늄비엠주식회사(가칭), 롯데알미늄피엠주식회사(가칭)으로 물적분할한다는 계획이다.
물적분할을 위한 주주총회가 오는 23일로 예정된 가운데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반기를 들어 올린 상황이다.
◇롯데알미늄 주주구성 살펴보니…
비상장사인 롯데알미늄은 지분 100%를 롯데그룹 측 관계사들이 보유하고 있다. 롯데알미늄은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한국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세운 첫 회사다. 그래서인지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일본 롯데상사가 84.5%, 신 명예회장 등이 15.5%의 지분을 보유한 구성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후반에 접어들며 지분구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일본 롯데상사와 신 명예회장의 이름이 주요 주주 명단에서 사라졌고, 그 자리는 호텔롯데와 L제2투자회사 및 일본 광윤사 등이 채웠다.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주주구성이 완성된 것은 비교적 최근인 2018년으로 나타났다.
현재 롯데알미늄의 최대주주는 호텔롯데로 지분율이 38.23%다. L제2투자회사가 34.91%, 일본 광윤사가 22.84%로 호텔롯데의 뒤를 따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호텔롯데 부산도 롯데알미늄의 지분 3.89%를 보유 중이다.
신동주 회장이 물적분할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는 힘은 일본 광윤사의 지분에 있다. 신 회장이 보유한 광윤사 지분은 절반이 넘는 50.3%로 나타났다.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39.03%)보다 10%포인트(p) 이상 많다. 문제는 광윤사가 롯데그룹 전반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롯데그룹은 일본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에서는 롯데알미늄의 물적분할이 원안대로 가결할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에서는 사실상 광윤사의 지분만 신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유는 광윤사와 호텔롯데의 연결고리인 일본 롯데홀딩스에 있다. 신 회장이 지분 과반을 보유한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28.14%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은 사실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 지분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자신의 이사직 복귀안과 신동빈 회장의 해임안을 제기하고 있지만 매년 패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극박 사업 '독립', 광윤사와 연결고리 끊어질까
계획대로라면 오는 4월 중 롯데알미늄 산하에 롯데알미늄비엠주식회사(가칭), 롯데알미늄피엠주식회사(가칭) 등이 설립될 예정이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물적분할이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투자 유치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롯데알미늄의 투자활동은 회사가 보유한 자금과 차입 등을 통해 이뤄졌다. 롯데케미칼의 지원도 있었다. 양극박 법인 출범을 계기로 외부자금 유치 등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향후 양극박 법인의 지분구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에 주목된다. 현재 롯데알미늄은 한국 롯데그룹의 화학군 헤드쿼터(HQ)에 소속돼 사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른 화학 계열사들이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뭉쳐있는 것과는 달리 롯데알미늄의 지배구조는 동떨어져있다.
특히 양극박의 경우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구성하는 사업이다. 신동빈 회장과 날을 세우고 있는 신동주 회장의 영향력이 일부나마 미치는 현재의 지분구조가 롯데그룹 측에도 달가울리 없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도 롯데알미늄의 지분을 정리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워낙 옛날에 세워진 기업이고 이미 일본쪽 지분이 들어와있다보니 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물적분할을 실시하면 롯데알미늄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형태로 독립법인이 설립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회사 지분을 롯데케미칼과 같은 화학HQ 기업에 넘기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연관성이 큰 기업끼리 지분이 얽히는 만큼 사업적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양극박 사업에 대한 신동주 회장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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