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손실 대란]시중은행 모두 판매중단…ELD 다음 타자로 뜰까원금보장 예금, 고위험상품 해당 안돼…하나·신한 판매중
황원지 기자공개 2024-02-20 08:28:1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0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들이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모두 중단한 가운데 지수연동예금(ELD)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은행으로선 ELS가 책임졌던 비이자이익을 높일 상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LD의 경우 수수료수익을 얻을 수 있으면서도 원금보장형 상품이라 이번 홍콩 H지수와 같은 사태를 피할 수 있다.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수플러스정기예금(ELD) 24-3호’의 판매를 13일 마무리했다. 신한은행도 ‘세이프지수연동예금 KOSPI200상승형24-04호’를 이달 7일부터 20일까지 판매하고 있다.
두 상품 모두 지수연동예금(ELD·Equality Linked Deposit) 상품이다. ELD는 고객이 맡긴 원금은 안전자산인 정기예금에 넣고, 이자는 파생상품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본질이 예금이라 1인당 최고 5000만원까지 가능한 예금자보호가 가능하다. 동시에 이자는 ELS와 같이 고위험 상품에 넣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ELD는 주로 저금리 시대에 각광받는 상품이다. 금리가 1% 근방의 저금리 상황에서는 원금보장이 되면서도 예금보다 수익성이 좋아 위험과 수익을 모두 잡으려는 투자자에게 대안이 됐다. 하나은행의 ‘지수플러스정기예금(ELD) 24-3호’는 3.5%를 기본 금리로 두고, 코스피가 처음 대비 100~120% 사이에서 움직였다면 최대 4.15%의 수익을 지급한다.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코로나 직후인 2020년 저금리 시기 잠시 인기를 끈 바 있다.
하지만 재작년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인기가 식었다. 고금리 시기 예금의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의 고객들이 예금으로 향하면서다. 또한 전액을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ELS에 비해서는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양쪽에서 외면받았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에서는 모두 ELD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ELS 판매가 중단되면서 ELD가 대안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간 ELS는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확대에 크게 기여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3분기까지 은행들이 ELS 판매 수수료를 통해 얻은 이익은 6815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은행 누적 비이자이익에서 6% 안팎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최근 NH농협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이 모두 ELS 판매를 전면 중단하면서 비이자이익에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당국에서 고위험상품 판매 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ELS 외에 다른 파생결합증권을 선택하기도 여의치 않다. 최근 당국은 은행이 파생결합증권과 같은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을 팔면 안된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러한 고위험 상품 판매 금지는 4년 전인 독일 DLS(파생결합증권) 사태 때 추진된 바 있다. 하지만 은행권이 신탁 수수료 손해가 막심하다고 반발했다. 이에 소비자 보호 조치 강화와 한도 제한 등을 조건으로 판매가 유지됐다. 다만 4년만에 다시 문제가 터지면서 빠른 시일 내에 파생결합증권 판매를 재개하긴 어려워 보인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게 ELD다. ELD는 원금에서 나오는 이자를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이 과정에서 이자 중 일부는 은행이 수수료 형식으로 챙긴다. 이를 옵션 프리미엄이라고 부른다. 은행 입장에서는 ELS 만큼은 아니지만 ELD 판매로도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셈이다. ELD는 원금보장도 되기에 고위험상품 금지에도 걸리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ELS 판매를 중단한 은행 입장에서 상당한 비이자이익을 포기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원금 보장이 가능한 ELD가 대안으로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은행 중 ELD를 판매하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다. 하나은행은 2023년 초부터 ‘지수플러스’라는 이름으로 ELD 판매를 시작해 꾸준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세이프지수연동예금’으로 KOSPI 지수 연동, 엔환율 연동 등 다양한 구조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2017년부터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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