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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지금]행동주의펀드와 '표 대결', 승산은 어디에①삼성물산 우호지분만 40% 이상, 투자증권업계 "명분도 삼성물산이 우세"

김위수 기자공개 2024-02-19 08:31:28

[편집자주]

삼성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삼성물산이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됐다. 지분 1.46%를 모은 시티오브런던 등 자산운용사들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주주제안은 삼성물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더벨이 삼성물산이 처한 상황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모습을 전망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5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에서 건설·상사·패션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물산은 사실 사업적인 측면보다는 지배구조 이슈로 더 주목받는 곳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의 핵심인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위치에 있다.

최근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테마로 주목받기 전까지는 기업가치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복잡하게 얽힌 삼성의 지배구조는 '명분'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들은 삼성물산에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환원 확대를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결국 삼성물산은 오는 3월 실시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 등 5개 행동주의 펀드와 '표 대결'을 벌이게 됐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삼성물산은 이들이 요구하는 총 주주환원 규모가 1조2364억원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주주제안 통과하려면 '최소' 7877만6165만주 필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지분 18.1%를 보유 중인 이 회장이다.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삼성물산의 지분을 총 12.8% 가지고 있다. 삼성생명보험, 삼성 소속 재단법인들 등 총수일가와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지분으로 분류되는 지분은 총 33%(96176만6646)주다.

이 회장의 우호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 KCC가 삼성물산의 지분 9.17%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 다음으로 삼성물산 주식이 많다. KCC는 2015년 삼성물산의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백기사' 역할을 한 이력이 있다. 이 회장 및 특수관계인, KCC의 지분을 더한 42.17%(7877만6164주)를 삼성물산 측 지분으로 분류할 수 있다.


행동주의 펀드 측의 주주제안 중 주총에 회부된 안건은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4500원, 우선주 현금배당 주당 4550원 △자기주식 취득의 건이다. 두 안건은 모두 출석주주의 과반수 이상, 발행주식의 4분의 1 이상을 넘겨야 의결되는 보통결의 사항이다.

이미 최대주주 측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발행주식의 4분의 1 이상' 요건을 충족한다.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이 주총을 통과하려면 이 회장 측과 KCC의 주식 수인 7877만6164주를 넘기는 찬성표가 필요하다.

◇삼성물산 측 명분 '우세'

삼성물산의 자사주를 제외한 발행주식은 총 1억6216만8982주다. 이중 삼성물산 측의 우호지분을 제외하면 8339만2818주가 남는다. 행동주의 펀드 측에서는 8339만2818주 중 93.8% 이상의 찬성표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주주제안 측의 안건이 통과할 가능성을 '0%'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지분 7.25%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표심에 주목된다. 국민연금 측이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준다면 소수주주 측의 제안이 통과할 가능성은 없다. 캐스팅보트 혹은 캐스팅보트에 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재계와 증권업계에서는 행동주의 펀드 측이 국민연금 및 다른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물산이 주주환원 정책을 일관성 있게 실시해 왔고, 성장에 대한 투자재원이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납득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 역시 행동주의 펀드들로부터 주주서한을 수령한 뒤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증권업계 관계자는 "그간 삼성물산이 신뢰를 잘 쌓아왔고 의무가 아님에도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는 등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논리를 바탕으로 봤을 때 행동주의 펀드 측이 최대주주를 제외한 소수주주를 결집시키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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