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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롭테크 열전]"식물로 공간가치 제고, '플랜테리어' 디지털 이식"김광수 마초의사춘기 대표 "수천여종 활용, 공간연출 데이터 정량화"

이우찬 기자공개 2024-03-04 09:00:25

[편집자주]

프롭테크 업계가 '옥석 가리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투자유치에만 의존했던 영세업체는 지고, 자체 수익모델을 확보한 곳만이 살아남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 첨병 역할을 맡은 이들은 개발 생태계가 지각변동하는 시기에 또한번 내구력을 테스트받고 있다. 더벨이 프롭테크 기업의 치열한 생존기를 현장에서 담아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8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돈을 주고 구매하는 상품이 아닌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식물시장을 키우겠습니다. 식물로 공간의 가치를 높이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식물은 시장에서 하나의 상품으로 간주되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상대방과 친밀도를 고려해 어느 정도 값을 지불할지 결정한 뒤 식물의 가격표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 마련이다. 가격을 매겨 식물을 구매하는 과정의 반복인 셈이다.
김광수 마초의사춘기 대표
2019년 1월 설립된 '마초의사춘기'는 이 같은 식물시장의 낡은 프레임을 깨트리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출신 여성복 디자이너 김광수 대표가 선봉장에 섰다.

마초의사춘기는 공간에 식물 콘텐츠를 담아내는 '플랜테리어' 사업을 펼치고 있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김해점 외부 정원, AK플라자 광명점 전체 기획·연출,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 시즌 전시 등 공간과 식물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성수동에서 선보인 '코카콜라 크리스마스파티' 팝업스토어의 경우 순환 경제 측면에서 플랜테리어의 가치를 끌어올린 사례다. 코카콜라 브랜드 마니아층의 물건을 임대해 전시했고 팝업 종료 후 분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기존 팝업 대비 40% 이상 폐기물을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식물과 공간 연출, 자원 순환을 모두 아우르는 레퍼런스로 주목받았다.

입소문을 타면서 회사 외형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2019년 당시 2억원대였던 매출은 2022년 들어서는 31억원으로 증가했다.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LG전자, 신세계프라퍼티, 롯데쇼핑, AK플라자 등 대기업에서 식물을 활용한 공간 기획 수요가 지속해서 발생한 점이 외형을 견인했다.

마초의사춘기는 브랜드 확장을 위해 2020년 '가든어스'를 론칭했다. 기업 간판 서비스인 마초의사춘기가 B2B 사업이라면 가든어스는 B2C 서비스다. 공간을 꾸미고 남은 식물이 버려지는 것을 고민하면서 탄생한 브랜드다. 중고 식물 거래 서비스, 플라워 순환 키트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마초의사춘기는 동종업계 유일한 한국프롭테크포럼 회원사이기도 하다. 조경의 개념을 플랜테리어로 확장한데서 나아가 디지털을 이식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창업 후 연간 100여개의 공간을 기획 컨설팅하며 데이터가 누적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전환은 식물 기반의 공간 기획 콘텐츠 기업에서 스케일업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 대표는 "각 공간마다 어느 종류의 식물이 배치되면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등을 연구할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올해 디지털 전환에 공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1500여종 식물도감, 수백여건의 공간 특성 분석 컨설팅, 식물의 환경 정화 효과 등의 데이터가 누적돼왔다.

디지털 전환은 플랜테리어 분야에서 마초의사춘기가 테크기업으로 차별화되는 변곡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오피스와 상업시설은 공조기(실내의 온도나 습도 등 공기 상태를 알맞게 조절하는 기구) 개수, 창의 개수가 다를 뿐만 아니라 집객 정도와 유동 인구도 차이를 보인다. 각 공간의 특성과 식물을 활용한 공기 순환 효과를 데이터로 정량화하면서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마초의사춘기는 올초 내부에 DX팀을 꾸렸다. 외부 전문가와 협업해 디지털 전환을 위한 첫 발을 뗀 것이다. 김 대표는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우선 정형화돼 있는 오피스 빌딩에 맞춰 디지털 전환 실험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로 내부 검증을 거쳐 올해 프리(Pre) A 투자를 받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전통 조경업체가 포진해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은 시장 장악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마초의사춘기는 외국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중국, 베트남에서 식물 활용 공간 솔루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계절이 뚜렷한 국내와 달리 동남아, 싱가포르 등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 국가에서도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초의사춘기는 궁극적으로 영국 '첼시플라워쇼' 같은 국제 정원·원예 박람회를 국내에서 개최하는 포부를 갖고 있다. 김 대표는 "플라워쇼를 통해 전 세계 사람이 국내로 유입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축제를 갖게 되는 것"이라며 "식물 콘텐츠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부동산, 공간과 어우러진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한 마초의사춘기가 핵심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초의사춘기가 지난해 12월 연출한 성수동 코카콜라 크리스마스파티 팝업스토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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