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삼성SDI, 박진 부사장 등기임원 선임 의미는대표이사·CFO 외에는 필요에 맞춰 사내이사 발탁, 경쟁력 제고 '전력투구'
김위수 기자공개 2024-02-26 08:20:4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1일 16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는 총 3명으로 유지돼 왔다.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경영지원실장의 자리는 '고정석'이다. 나머지 1인의 경우 그때그때 달랐다. 주로 그 시기마다 삼성SDI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을 이끄는 임원이 이사회에 입성했던 것으로 보인다.올해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총괄하는 박진 부사장이 이사회 멤버로 발탁됐다. 전기차 시장의 단기적인 수요 둔화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사업 전반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대표이사·CFO 외에 사내이사는 지속 변화
삼성SDI가 지금과 같이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4인'의 이사회 체계를 갖춘 것은 2018년부터다. 이전까지는 대표이사와 더불어 전자재료사업부장, 중대형전지사업부장, 경영지원팀장이 모두 이사회에 참여했다. 그러다가 2018년을 기점으로 대표이사, 경영지원실장, 그외 1인의 임원으로 구성되기 시작했다.
대표이사와 CFO가 항상 이사회에 포함됐던 것과 달리 나머지 한자리를 차지하는 임원은 자주 바뀌었다. 2018년에는 전자재료사업부장이, 2019년에는 소형전지사업부장이 이사회에 입성했다. 2020년에는 직전까지 소형전지사업부장을 맡았던 임원이 중대형전지사업부장으로 이동했다. 사내이사가 담당하는 업무가 자연스럽게 변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2021년에는 장혁 SDI연구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듬해인 2022년에는 최윤호 사장이 삼성SDI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며 장 연구소장이 이사회에서 제외됐다. 기존 대표이사인 전영현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사내이사 자리를 채우며 '3인 체제'를 유지했다.
그간 삼성SDI는 회사가 당면한 과제에 맞춰 필요한 인력들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방식을 택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소형전지사업부장을 이사회에 포함시킨 2019년에는 회사의 사업부 중 소형전지사업부의 매출이 가장 높았다. 말 그대로 주력 사업이었다.
그러다가 2020년부터 전기차 배터리가 '제2의 반도체'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이 상반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고,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늘어났다. 이에 따라 삼성SDI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중대형전지사업부가 중요해졌다.
삼성SDI는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집중했다. 기술개발(R&D)에도 국내 배터리 업체 중 가장 많은 자원을 쏟았다. 이에 따라 2021년 삼성SDI의 R&D를 총괄하는 장혁 연구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실제 2021년 삼성SDI가 쏟아부은 R&D비용은 8776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6144억원)을 크게 앞선 규모였다.
◇박진 부사장 사내이사로,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제고 '집중'
전영현 부회장이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옮겨 가며 삼성SDI 이사회의 사내이사 자리가 하나 비게 됐다. 삼성SDI는 중대형전지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박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박진 부사장은 2014년 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삼성SDI 임원이 됐다. 임원이 된 이후 줄곧 중대형전지사업부에서 이력을 쌓아왔다. 2015년까지는 중대형전지사업부에서 셀개발그룹을 이끌었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마케팅그룹장을 맡았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삼성SDI의 주력 시장인 유럽 법인의 법인장을 맡기도 했다. 2020년부터는 중대형전지사업부장으로 전기차배터리, ESS 등 사업 전반을 담당하는 위치에 있다.
연구, 개발, 판매 등을 모두 경험했고 글로벌 거점증설, 합작법인(JV) 설립, 제품 라인업 다변화 등을 추진했다는 것이 삼성SDI 측의 설명이다.
삼성SDI에게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현재이자 미래다. 이미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추가적인 성장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올해 고비를 넘어야 한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구간에 맞닥뜨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고객과의 파트너십 강화 및 신규 고객 발굴, 기술력 확대 등 전기차 배터리 사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야 한다.
삼성SDI 측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박 부사장은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사회의 의사결정 역량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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