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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감위가 짊어진 무게 [thebell note]

이상원 기자공개 2024-02-28 08:02:31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7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삼성 준감위) 3기가 지난 20일 정례회의를 시작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을 계기로 2020년 2월 공식 출범한 준감위는 1·2기를 거쳐 올해로 5년 차를 맞았다. 그동안 변화를 거듭한 삼성은 어느덧 7년여의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준감위의 역할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됐다.

지난 4년간 삼성 준감위는 숨 가쁘게 달려왔다. 1기는 삼성의 위기와 함께 탄생했다. 이재용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수많은 문제를 개선해 나갔다. 2기는 준법 경영을 삼성의 문화로 정착시키는 데 힘썼다. 그리고 한국경제인협회 재가입 등 삼성 자체적으로 결정하기에 부담스러운 과제를 앞장서서 해결했다.

그사이 준감위는 삼성을 넘어 재계의 롤모델이 됐다. 카카오를 비롯해 다른 대기업 집단도 준법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유사한 조직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 준감위의 성공 사례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 외부에서도 준감위의 역할이 막중한 이유다.

그럼에도 삼성 준감위에는 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따라붙는다.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준감위의 성과는 절대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다. 모르는 사이 성과가 쌓여 변화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외부 조직이란 형태가 생소한 탓도 컸다. 하지만 삼성 내부인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준감위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냈다.

이를 인정받아 이찬희 위원장은 2기에 이어 3기도 이끈다.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관계사 7곳의 이사회가 논의한 끝에 연임을 결정했다. 이제 이 회장의 무죄 선고와 맞물려 3기의 역할에 시선이 집중된다. 삼성이 계속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 지배구조 재편과 컨트롤타워 복원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삼성이 직접 언급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주제들이다. 지난 7년간 삼성과 이 회장이 치욕의 시간을 보낸 근본적인 원인이 지배구조와 컨트롤타워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삼성의 부담을 덜어주는 모습이다.

조만간 삼성 준감위는 이 회장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회장의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준감위도 유지될 수 있었다. 이 회장과의 면담을 통해 3기 위원회의 역할은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그들의 과제를 생각하면 새롭게 출범한 삼성 준감위가 짊어진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3기 위원회와 함께 앞으로 변해갈 삼성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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