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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당장 돈 급하다' 삼성전자, 단기차입 3조 늘렸다별도기준 작년 3Q말 대비 2배↑, 자회사 배당금 수령은 수위 조절

김경태 기자공개 2024-02-26 07:31:06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6: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역대급 현금 감소를 경험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이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자금 조달 전략에도 변화를 보였다. 보유한 글로벌 기업의 주식을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재무라인의 달라진 조달 전략이 별도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자회사로부터 20조원 넘는 대금을 장기차입했다. 뿐만 아니라 단기차입금을 작년 4분기에만 3조원 넘게 늘렸다. 그만큼 당장 현금 확보가 절실했다는 의미다.

◇4분기에만 3.2조 증가, 현금 확보 '올인'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별도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단기차입금은 5조6252억원이다. 직전 분기(2조4327억원)보다 131% 급증한 수치다. 금액으로는 3조1924억원 늘었다.

단기차입금은 전액 담보부차입금으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대주에 매출채권을 담보로 제공했다. 차입처는 우리은행 등이며 이자율은 0%에서 17.3%까지 분포됐다.

반면 장기차입금은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 말 장기차입금은 22조9020억원으로 3분기 말 22조9314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 빌린 21조9900억원, 리스부채 9120억원이 있다. 이자율은 각각 4.6%, 2.9%다.


단기차입금은 일반적으로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이다. 그만큼 삼성전자 재무라인이 지난해 4분기에 당장 급하게 필요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분투한 셈이다.

작년 4분기에 단기차입금이 급증하기는 했지만 역대 최대 수준은 아니다. 2020년 말 삼성전자의 별도 단기차입금은 12조5204억원을 나타냈다. 그 후 지속적으로 감소세에 있었다. 2022년말에는 2조3815억원까지 줄었다.

당시 삼성전자 재무라인은 금리 환경에 따라 단기차입금을 기민하게 변화시켰다. 삼성전자가 단기차입금을 급격히 축소시키던 시점은 미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렸던 때다.

연준 기준금리는 2021년 12월 0.25%로 역사적 저점에 있었다. 2022년 3월에는 0.5%, 같은 해 5월에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1%로 올랐다. 이어 자이언트스텝 밟았고 작년 7월 5.5%에 도달했다.

국내에서는 레고랜드 사태 등을 거치며 자본시장이 극심한 경색을 겪기도 했다. 국내외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5.5%가 유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4분기 단기차입금을 급격히 늘린 건 불안정한 경기 전망에 따라 현금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영향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별도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조615억원이다. 2022년 말의 3조9216억원보다는 증가했지만 작년 3분기말(10조5396억원)보다는 줄었다.

◇자회사 배당 통한 자금 확보 '속도조절', ASML 주식 전량 처분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단기차입과 동시에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도 적극 나섰다. 반면 이 시기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은 오히려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현금 확보를 위해 활용한 카드로는 자회사를 통한 배당 수익과 투자자산 매각이 있다. 이 중 가장 큰 보탬이 된 것은 배당금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까지 총 29조4906억원의 배당금 수익을 받았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다만 작년 4분기에는 배당의 속도 조절에 나섰다. 지난해 연간 기준 배당금 수익은 29조4978억원으로 직전 분기와 큰 차이가 없다. 무리한 배당은 자회사의 자본총계를 급격하게 감소시켜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위험성이 있다. 삼성전자 재무 부서가 적정한 수준에서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투자자산 매각에서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작년 4분기에 보유 중이던 ASML 지분율 0.4%에 해당하는 주식 158만407주를 매각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말(9월말)에 해당 주식의 장부가를 1조2562억원으로 잡았다.

ASML의 주가는 작년 3분기에는 500유로대였지만 10월~12월에는 600유로대에서 주가가 형성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식 매각으로 최소 1조2500억원을 상회하는 금액을 확보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1분기만 해도 ASML의 주식 629만7787주(1.6%)를 갖고 있었다. 당시 장부가를 5조5971억원이다. 2분기와 3분기에 잇달아 주식 매각에 나섰다. 지난해 4분기에 이뤄진 잔여 주식 매각까지 더하면 ASML 지분 정리로 최소 5조원에서 6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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