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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지금]'고수익 전략 통했다' 배터리 투자 가속페달②말레이시아·미국 신공장 양산 돌입, 매출처 확대 모색

김도현 기자공개 2024-02-27 13:03:28

[편집자주]

올해는 최윤호 사장이 삼성SDI를 이끈 지 3년차다. 그동안 후방에서 지원사격을 해준 전영현 부회장이 없는 첫해이기도 하다. 최 사장 부임 이후 수익성 위주로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전기차 산업이 '캐즘' 구간에 접어들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2024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최 사장은 물론이고 회사의 명운이 결정될 전망이다. 기로에 선 삼성SD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6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주력으로 거듭난 배터리 사업에 속도를 낸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경쟁사 대비 투자가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지난해부터 고객군 다변화와 함께 생산능력(캐파) 확대를 본격화한 상태다.

올해 신규 프리미엄 배터리 'P6' 공급에 돌입하고 말레이시아 2공장이 가동 개시한다. 배터리 부문의 양과 질이 모두 향상될 전망이다. 미국 신공장도 당초 2025년 1분기에서 연내 양산을 시작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

◇차세대 배터리 P6 원년, 순항하는 해외사업장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2023년 전 세계 배터리 시장점유율 4.6%로 7위에 그쳤다. 이전까지 5~6위를 지키다 중국 CALB에 밀리게 됐다.

다만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일부 경쟁사가 저가 수주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수익성 최우선 정책을 고수하면서 전기차 산업이 주춤했음에도 호성적을 이어갔다. 삼성SDI는 작년 연매출 22조708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생산라인 운용 전으로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가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거둔 쾌거다.

삼성SDI의 새로운 플래그십 배터리 'P6'

2024년 역시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 현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삼성SDI는 P6가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P6는 6세대 각형 배터리로 양극재의 니켈 비중을 91%로 높이고 음극재에 실리콘 소재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P5 대비 에너지 밀도가 10% 이상 향상되고 10분 만에 80% 이상 충전 가능한 급속충전 기술이 탑재되기도 했다.

삼성SDI 올해 1월 말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북미와 유럽 고객향으로 양산을 본격화해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이라며 "1분기 규모는 크지 않겠으나 2분기부터 의미 있는 수준의 매출 기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2분기부터 P5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성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헝가리 신규 라인의 조기 램프업을 달성했고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1공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공장은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위치하고 캐파는 연산 33기가와트시(GWh) 규모다.

조기 가동 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AMPC 혜택을 이른 시점에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AMPC은 미국 내에서 생산 및 판매한 배터리 셀과 모듈에 킬로와트시(kWh)당 각각 35달러, 10달러의 세액공제를 지원하는 제도다. 선제적으로 미국 공장을 운영 중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작년 수천억원의 AMPC를 받은 바 있다.

삼성SDI의 국내외 사업장 현황

원통형 배터리 신규 규격인 지름 46밀리미터(mm) '46파이' 제품도 양산화 작업에 한창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충남 천안에 전용라인을 마련한 뒤 시제품을 제작 중이다. 46파이 셀 높이는 대세로 꼽히는 80mm를 비롯한 고객 요구에 맞춰 조정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 제품은 국내 천안공장에서 우선적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올해 부분 가동할 말레이시아 2공장에서는 2170(지름 21mm, 높이 70mm) 원형 배터리를 시작으로 46파이 등도 제조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곳을 찾은 바 있다.

삼성SDI에 따르면 P6와 46파이에 대한 신규 수주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46파이의 경우 2026년경 양산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고객 다각화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에 이어 제너럴모터스(GM)와도 JV 및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현대자동차와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선대부터 내려온 악연을 끊은 역사적인 거래로 꼽히며 P6 등이 현대차 전기차에 탑재된다. 볼보와는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전동공구·ESS 반등 모색, '중국 장악한' LFP 시장 진입

소형전지사업부는 중대형전지사업부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전동공구, 정보기술(IT) 기기 등 수요 부진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하락했다. 올해 1분기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삼성SDI는 동서남아 전기스쿠터(E-Scooter)를 비롯한 신규 애플리케이션 및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인도, 동남아 판매 거점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SDI의 '프라이맥스' 2170 및 1865 원통형 배터리

삼성SDI 관계자는 "과거 전동공구 등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고금리 기조, 주택경기 부진 영향으로 관련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기존 제품 원가혁신, E-스쿠터와 E-바이크 공략 등으로 반등을 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먹거리인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도 확장성을 갖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을 강화한 일체형 ESS 시스템인 '삼성 배터리 박스'를 내세운다.

ESS의 경우 북미,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 성장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과 남미 등에서 국가 주도 ESS 산업 발전 정책으로 신규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SDI는 신시장 공략을 위해 저가 상품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중국 업체들이 선점한 LFP 배터리는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삼원계 대비 주행거리가 짧고 저온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으나 20~30%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다. 화학 구조상 안정성에서도 앞선다. 연이은 화재로 곤욕을 치른 ESS 산업에 적합한 제품으로 꼽힌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LFP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관련 소재 및 생산라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ESS 사업에서 새로운 카드를 획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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