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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Musical Chart]신시컴퍼니의 베스트셀러 <시카고>, 실적은 '글쎄'⑥ 내한공연 제작비 등 라이선스 비용 부담, 2023년 수익성 영향도 '불투명'

이지혜 기자공개 2024-02-28 15:31:24

[편집자주]

2023년 뮤지컬 시장이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2022년 일시적 호황기를 구가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빗나갔다. <오페라의 유령>, <레베카> 등 대작이 쏟아진 덕분이다. 지난해를 빛낸 뮤지컬은 어떤 작품이었을까. 이를 빚어낸 제작사는 어디일까. 2023년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낸 작품과 기업을 순위대로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6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시컴퍼니의 역사는 3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뮤지컬이라는 말이 생소했던 1987년 10월 극단신시가 창단된 게 시초였다. 1999년 뮤지컬 전문제작, 기획사로 전환했고 2000년 6월 비로소 신시뮤지컬컴퍼니라는 이름의 법인이 됐다. 신시컴퍼니로 이름을 바꾼 것은 2009년의 일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뮤지컬기업답게 흥행작 포트폴리오도 탄탄하다. <맘마미아>, <아이다>, <마틸다>, <빌리 엘리어트> 등 뮤지컬 문외한인 이들조차 한 번쯤 제목은 들어봤을 법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존재감을 보여왔다.

지난해 신시컴퍼니의 최고 흥행작은 바로 <시카고>다. 한국 무대에서 첫선을 보인 것은 2000년이지만 인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지난 20여년간 15시즌을 거쳐 관객을 만났는데도 2023년 티켓판매 매출 상위 9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지난해 공연은 수년 만에 이뤄진 내한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20년 넘는 <시카고> 인기, 내한공연도 ‘흥행불패’

26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간한 ‘2023년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신시컴퍼니가 주최한 <시카고>가 지난해 뮤지컬 티켓판매 매출 상위 9위에 랭크됐다. 신시컴퍼니는 2022년에도 뮤지컬 <아이다>로 9위에 올랐는데 2023년에도 비슷한 성과를 냈다.


다만 지난해 상연된 <시카고>는 내한 공연이라는 점에서 기존 공연과 차이가 있다. 뮤지컬 <시카고>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25주년을 맞아 전세계 투어를 기획했는데 투어 일정에 한국도 포함이 됐다. 미국 본토 배우가 선보인 '오리지널' 공연인 셈이다.

<시카고>의 내한공연을 이뤄낸 건 신시컴퍼니다. 신시컴퍼니와 뮤지컬 <시카고>의 인연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시컴퍼니는 2000년 12월 9일 라이선스 프로덕션으로 뮤지컬 <시카고>를 한국 무대에 올린 게 시작이었다.

내한공연이 성사된 것도 이런 인연이 지속된 덕분이다. 신시컴퍼니는 2015년과 2017년에도 <시카고>의 내한 공연을 추진해 성과를 냈다. 2020년께 추가 내한공연을 기획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를 성사시키지 못하다가 <시카고>가 25주년을 맞아 새롭게 팀을 꾸려 미주 전역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내한공연으로 이어졌다.

본토 배우가 열연해 원작의 숨결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내한공연도 선전했지만 실상 <시카고>는 국내 배우가 연기하는 레플리카 방식으로 상연할 때에도 큰 인기를 모은 작품이다. 말 그대로 20년 동안 한국 뮤지컬업계의 선두권을 지켰다. 20년간 15시즌을 거치며 누적 공연 1136회, 평균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했다.

2007년 <시카고>의 첫 레플리카 공연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올랐을 때 3000석의 객석이 거의 매일 가득 찼다. 유료 객석 점유율은 80%를 기록했다. 2008년 공연 당시에는 한층 더 인기가 높아져 객석점유율이 86%로 상승했다. 2000년대 한국 뮤지컬 시장의 성장세가 아직 가속화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시카고>의 성과가 가장 돋보였던 해는 2014년이다.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시카고>는 평균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하며 <시카고> 한국 공연 역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객석점유율은 끊임없이 상승했고 2018년에는 국내 누적공연 1000회를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2021년에도 인기는 이어졌다. <시카고>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전히 뒤숭숭한 가운데서도 뮤지컬 티켓판매 매출 상위 9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내한공연 비용 ‘상당’, 실적 영향은 ‘미지수’

내한공연 <시카고>의 선전이 신시컴퍼니의 지난해 실적에 어느 정도 보탬이 됐을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그러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내한공연은 창작공연 등보다 계약료 등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흥행 리스크가 적은 만큼 수익성이 썩 좋지는 않다.


더욱이 흥행성과가 비슷했던 2022년 신시컴퍼니의 실적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2022년 신시컴퍼니는 별도기준으로 매출 237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냈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7%나 감소한 15억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신시컴퍼니의 매출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극장업계가 뒤숭숭했던 2020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치기 전인 2019년에는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냈고 2020년을 기점으로 지난해까지는 흑자를 내긴 했지만 영업이익이 계속 줄어들었다.

뮤지컬업계 관계자는 “창작 뮤지컬의 제작비 규모가 커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한공연의 제작비나 라이선스 비용이 더 높은 편”이라며 “내한공연은 티켓값을 좀더 높게 책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수익성에 얼마나 큰 보탬이 됐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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