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thebell interview]이상돈 유암코 대표 "구조조정 시장 활성화로 선순환 구조 만들 것"인력풀·노하우 통해 페이퍼코리아·알멕 정상화 성공, 자본시장 마중물 '톡톡'

김예린 기자공개 2024-03-05 08:03:04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제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잠재된 가계·기업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다. 연합자산관리(이하 유암코)는 자본시장의 위험회피 성향이 증대되는 시기에 부실채권(NPL)과 기업 구조조정 시장의 리더로서 자본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

이상돈 유암코 대표(사진)는 올해 목표로 이같이 밝혔다. 유암코는 조직 특성상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워 자본시장의 위험회피 성향이 확대될 때 더욱 역할이 커진다. 올해도 그간의 노하우와 경험으로 기업의 한계상황 극복에 기여하고, 기업 구조조정 자본의 수익성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상돈 유암코 대표

유암코는 시중은행 6곳(신한·국민·하나·기업·우리·농협은행)이 공동 출자해 만든 민간 배드뱅크(부실채권 투자·관리 전문회사)다. 2016년 유상증자를 거쳐 현재 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산업은행이 각각 14%, 수출입은행이 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사업 분야는 NPL정리, PF사업장의 정리 및 신규투자, 구조조정 대상기업 투자 및 신규 자금 지원이다. 총 자산은 작년 말 4조9078억원이다. 사업부문별 비중은 NPL 64%, CR(기업구조조정) 34%, PF 대체 투자 2%다. NPL 분야는 국내 독보적 1위이며, 구조조정 투자의 경우 40여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CR의 경우 단순 부실기업 투자를 넘어 재무구조 개선과 밸류업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기여함으로써 기업 활동과 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예컨대 유암코가 2017년 인수한 페이퍼코리아는 신문용지 시장 축소에 따라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유암코는 작년 하반기 유상증자 및 영구전환사채 2200억원을 투자해 1400%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작년 말 기준 약 67% 수준으로 낮추는 등 재무 안정성을 크게 개선했다. 신문용지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용지로 사업을 재편하고 공장 안정화, 원가 절감을 통해 실적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일시적 어려움에 놓인 기업들에는 가뭄의 단비가 돼준다. 2022년 투자한 ‘알멕’이 대표적 사례다. 알멕은 50년간 축적된 알류미늄 소재 부품화 개발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다. 2016년 전기차 시장의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초기 개발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했지만, 당시 전기차 시장은 미성숙한 시점이었다. 결국 1차적인 재무적 곤경에 처했다. 2021년 말에는 전기차 사업으로의 전환과정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또다시 일시적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유암코에 손을 내밀었다.

유암코는 이듬해 알멕에 약 1020억원을 투자했다. 유동성 위기 해소를 통해 결과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알멕의 수익성과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현재 투자 당시 대비 높은 밸류를 형성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유암코는 사회 경제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기업이지만 대내외적 부정적 요인에 따라 일시적인 시스템적 위기에 처한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며 “사회 경제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유암코가 턴어라운드 시킬 수 있는지가 옥석을 가리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유암코의 경쟁력이 제대로 드러나는 시기는 투자한 이후부터다. 분야별 핵심과제를 선정하고 진행사항을 꾸준히 피드백하며 한계기업 밸류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유암코의 인적자원과 경험이 진가를 발휘한다. 경험과 전문성 있는 경영인 풀을 기반으로 CEO, CFO 등 전문경영인을 파견한 뒤 밀접한 협력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낸다.

턴어라운드에 성공해 유암코 없이도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면, 매각이나 기업공개(IPO) 등 다른 PE와 유사한 방법으로 엑시트를 진행한다. 턴어라운드에 실패할 경우에는 플랜B에 돌입한다. 비수익성 사업 중단, 사업부 물적 분할 매각, 자산 분리 매각 등을 통해 한계기업 내에서도 지속 가능한 사업과 자산만 분리해 매각하는 것이 유암코만의 엑시트 전략이다.

이 대표는 “구조조정 투자는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분석부터 이해관계자들간 고통 분담과 조율, 경영 정상화 계획 실행, 엑시트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 인내가 필요하다”며 “신속하게 고도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역량을 요구하는 업무”라고 말했다. 이어 “2015년 유암코에 구조조정 기능을 추가한 후 내부 전문 인력들이 구조조정에 필요한 경영 정상화 실행, 관련 법령 등 다분야 업무 경험을 축적했다”며 “현재 업계 최상위라 자랑할만한 전문성의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구조조정기업 대상 투자 전문 회사라고 해서 꼭 사양산업에 속한 기업이나 부실기업에만 투자하진 않는다. 최근 성장성이 우수한 중소·중견기업들도 외부환경 악화로 자금조달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유암코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자본시장본부를 신설하고 Pre IPO 방식의 사전적 구조조정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실제 상반기 중 투자업체 시스콘, 탑런토탈솔루션의 상장심사청구가 예정돼 있다.

올해는 유암코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돈 대표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국면 진입을 우려하며, 잠재된 가계부채, 기업부채, 부동산 PF의 부실이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우선 NPL 시장의 경우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가계 및 기업의 채무상환부담이 증가해 작년 시장 규모(5.5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올 1분기 NPL 공개입찰 예정물량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이 일례다. 유암코 설립 이후 1분기 물량 중 최대 규모다.

부동산 PF시장은 고금리 지속으로 잠재적 부실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한계에 직면한 PF 사업장에 대한 투자 수요가 매우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암코는 올해 부동산 PF 부실채권 사업장(PF-NPL)에 대해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150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NPL 시장 물량 증가와 부동산 PF 투자 수요 확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워크아웃, 회생 등 사후적 기업구조조정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태영건설이나 대유위니아처럼 PF 사업장과 연결된 건설 분야, 내수 부진에 따른 내수 소비재 섹터에서 구조조정 매물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와 기관투자자들의 구조조정 투자 지원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는 제언도 내놨다. 일정 정도의 비율을 기업구조조정 투자에 모험 투자 성격으로 할당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 대표의 목표는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를 얻으면서 지속 성장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투자분야(CR, NPL) 별로 현장 중심의 전략을 펴고 있다. 그는 “기업의 한계상황 극복에 기여함으로써 기업구조조정 자본의 수익성 달성 사례를 축적하고 민간 구조조정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기업구조조정 시장의 추가 자본 유입으로 이어지는 자본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이상돈 대표 소개

이 대표는 과거 외환은행에서 무역센터지점장, 강남기업영업본부장, 기업·자본시장 사업본부 부행장을 지낸 기업 및 글로벌 IB 전문가다. 외환은행에서 홍콩 IB현지법인을 설립하기도 했고, 국내외 IB를 총괄하면서 투자 부문에서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다. 2022년 9월부터 유암코 대표직을 맡고 있다. 유암코에서의 대표적인 딜로 알멕, 페이퍼코리아, 한성웰텍 등이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