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밸류체인 파트너]'투자감각 발휘' 한미반도체, HPSP 대박에 '함박웃음'②2021년 750억 투입, IPO 이후 지분가치 '급등'…일부 투자금 회수, 잔여주식 '5000억대'
김경태 기자공개 2024-03-13 07:27:32
[편집자주]
글로벌 시장에 생성형AI 바람이 거세다. 기류를 제대로 탄 곳은 다름 아닌 엔비디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을 제치고 시총 3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파란이다.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줄만한 이슈다. 하지만 가려져 있는 곳이 많다. 엔비디아 협력사로 SK하이닉스 정도만 잘 알려져 있다. 눈을 넓히면 엔비디아의 사업과 연결된 국내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과연 어떤 기업들이 있을까. 엔비디아 밸류체인에서 활약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지배구조, 성장 전망 등을 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1일 15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반도체는 3년 전 고압수소어닐링 장비사인 에이치피에스피(HPSP)에 투자했다. 당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 전략적투자자(SI)로 지분 인수에 나섰다. 그 후 HPSP의 기업공개(IPO)가 순탄하게 진행되고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한미반도체도 덩달아 대규모 이익을 보게 됐다.HPSP는 한미반도체의 손익계산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HPSP 투자 평가이익이 반영되며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미반도체 오너의 현금 마련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미반도체와 함께 투자에 나섰던 곽동신 부회장은 HPSP 주식을 매각해 대규모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
◇곽동신 부회장·한미반도체, 3년 전 'HPSP'에 750억 투자
한미반도체의 HPSP 투자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미반도체는 2021년 6월 17일 HPSP의 지분율 25%에 해당하는 보통주 10만3554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거래금액은 750억원이다.
당시 거래 상대방은 유재익, 정현정, 유장현, 유경현 등 개인주주 4명과 오케이인베스트먼츠(OK Investments LLC)였다. 개인 4명이 4만3377주를 314억원에, 오케이인베스트먼츠가 8400주를 61억원에 매각했다.
한미반도체는 곽 부회장과 인수대금을 375억원씩 절반씩 부담했다. 각각 5만1777주씩 취득했다. 거래는 2021년 6월 21일 완료됐다. 이를 통해 HPSP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HPSP의 최대주주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만든 '프레스토 제6호 사모투자합자회사'로 지분 49.07%를 보유했다.
같은 해 HPSP가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을 잇달아 실시하면서 보유 주식 수에 변화가 생겼다. HPSP는 2021년 10월 1주당 3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11월에는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한미반도체와 곽 부회장이 보유한 HPSP 주식은 각각 207만1080주로 늘었다.

그 후 HPSP의 기업공개(IPO)가 순조롭게 마무리되고 사업이 순항하면서 한미반도체는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HPSP는 2022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2만5000원이다. 이를 적용하면 한미반도체와 곽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1036억원이다.
상장 이후 한미반도체와 곽 부회장의 보유 지분율은 소폭 하락했다. 각각 10.49%, 총 20.98%로 이전보다 4%포인트(p) 가량 내려갔다. 지난해에는 HPSP가 1주당 3주의 주식을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단행하면서 보유 주식이 1500만주를 넘었다.
◇'HPSP 덕' 지난해 당기순익, 매출보다 많아…보유 지분가치 5000억 상회
HPSP의 주가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한미반도체의 손익계산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HPSP 덕분에 당기순이익 규모가 매출을 넘어서기도 했다.
한미반도체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590억원으로 전년보다 51.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46억원으로 69.1% 줄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672억원으로 189.6% 급증했는데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한미반도체는 "HPSP 등 금융자산 투자 수익으로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한미반도체와 곽 부회장이 유사시 현금을 마련하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실제 곽 부회장은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뒤 점차 보유 지분을 매도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HPSP가 상장한 이후 곽 부회장이 처음으로 장내매도한 때는 지난해 3월이다. 당시 HPSP가 무상증자를 하기 직전에 사흘에 걸쳐 총 18만7420주를 매각했다. 당시 매각가는 주당 5만7230~6만2532원 사이에 분포했다. 이를 통해 108억원을 마련했다.
무상증자가 이뤄진 후에도 장내매도는 지속됐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3월 38만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곽 부회장도 HPSP 지분을 꾸준히 장내매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한미반도체가 HPSP 지분 보유 내역을 가장 최근 공시한 시점은 지난 12월 8일이다. 당시 기준으로 한미반도체와 곽 부회장의 HPSP 지분율은 각각 6.96%, 5.3%로 총 12.27%다. 보유 주식 수는 총 1002만319주다.
HPSP의 최근 3개월 간 주가는 주로 4만~5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 2월 15일 6만3900원으로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이달 8일 종가는 5만4800원이다. 이를 단순 대입하면 549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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