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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스 해킹사태 그 후]신사업 매출로 피해복구 구상 '현실성 정말 있나'②트렌드 떠오른 '레이어2' 시장 진출…해외 프로젝트와 경쟁 걸림돌

노윤주 기자공개 2024-03-19 07:45:01

[편집자주]

가상자산 서비스 개발 기업 오지스는 6년여간 탈중앙화거래소(DEX)부터 탈중앙금융(디파이)까지 여러 사업을 시도하며 회사를 키워왔다. 그만큼 주목받는 신성이었다. 문제는 올해 초 1080억원 규모의 해킹을 당하면서 사업 지속 가능성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오지스에 대한 기업 정보도 거의 공개된 게 없다. 그동안 오지스가 과연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또 경영진과 지배구조는 어떤 상태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지스가 오르빗브릿지 해킹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신사업이다. 올해 2분기 중 이더리움 레이어2 블록체인 '실리콘(가칭)'을 론칭하고 매출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다. 실리콘에서 발생하는 직간접적 매출을 오르빗브릿지 사용자 자산 복구에 최우선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레이어2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블록체인 업계 주목을 받는 사업 영역이다.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직접 뛰어들 정도로 사업 전망 자체는 밝다. 문제는 실리콘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다.

오지스는 피어그룹으로 옵티미즘, 아비트럼 등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각각 가상자산 시가총액 31위, 49위에 올라 있는 곳들이다. 이들처럼 유망한 탈중앙화앱(디앱·DApp) 파트너사를 유치해 생태계를 급성장시켜야만 오지스의 피해 자산 복구 계획도 실현 가능하다. 만만찮은 과정이란 평가가 나온다.

◇코인베이스도 뛰어든 레이어2, 오지스 재기 발판 되어줄까

오지스가 공개한 실리콘은 이더리움과 호환되는 레이어2 블록체인이다. 레이어2는 이더리움이 겪고 있는 부담을 덜어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다.

이더리움은 초당 약 15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현재 한계치에 가까운 하루 100만건의 거래를 처리 중이다. 블록체인 업계 발전으로 이더리움 생태계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위에 탈중앙금융(디파이·Defi), 대체불가토큰(NFT) 서비스가 수도 없이 생기고 있다.

이더리움 과부하 상태가 지속된다면 거래 처리 속도는 늦어지고 거래 수수료(가스비)는 상승한다.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거래건을 먼저 처리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생태계 확장이 전체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레이어2는 자체 블록체인에서 생성된 수백건의 작은 거래를 하나의 '큰 거래'로 묶어 이더리움에 보낸다. 이 방식을 '롤업'이라 부른다. 여러 명이서 이더리움 거래 수수료를 나눠낼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 거래를 묶어서 처리하는 만큼 속도도 빨라진다.

현재 옵티미즘, 아비트럼 등이 대표적인 레이어2로 각광받고 있다. 해외서는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직접 블록체인을 개발해 '베이스'를 레이어2로 내놨다. 나스닥 상장사인 코인베이스가 시장에 진입했다는 건 시장의 레이어2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뜻을 내포한다.

오지스는 그간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해온 역량을 결집해 레이어2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목표다. 또 레이어2 시장이 아직 성장기이기 때문에 경쟁이 심하지 않다는 점에서 선두 기업들의 점유율을 뺏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헤외 경쟁사 매출 연 1000억…유사 수준 성장 가능 여부 '관건'

오지스가 내놓은 실리콘 레이어2의 차별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이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활용하는 텔레그램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텔레그램에서 곧바로 탈중앙화앱(디앱·DApp)을 실행할 수 있는 '댑인앱' 체계를 개발해 사용자의 블록체인 서비스 진입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구상안 배경에는 최대주주인 이대형 오지스 의장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이 의장은 파티게임즈 운영 시절 게임 '아이러브커피'를 카카오톡과 연결했고 'for 카카오' 게임 성공 시대를 연 바 있다. 소셜미디어에 서비스를 붙이면 성장 가속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경험했다. 이 노하우를 그대로 블록체인에 적용하는 구상이다 .


블록체인 생태계는 개발사 혼자 구축할 수 없다. 오지스는 SNS 활용, 댑인앱 체계 등을 내세워 파트너사들의 참여를 설득하고 있다. 또 스타트업 파트너사를 위해 '퀵 스타트업'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보유했다면 실리콘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게 돕는다.

오지스가 제공하는 분야는 커뮤니티 마케팅, 디파이 연계, 맞춤형 스마트컨트랙트 발행 등이다. 이를 통해 스몰캡 중심으로 네트워크 활동성 확대, 디파이 서비스 유입을 통한 거래량 증가 등을 기대하고 있다.

오지스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신사업을 준비해 왔다"며 "다만 지난해(해킹사건 전)와 상황이 많이 바뀌어 어떻게 신사업을 이끌어갈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활을 걸고 사업 준비를 진행 중"이라며 "파트너사 일부가 정해졌고 구체적인 공동 사업 방향, 론칭 등에 대해 계속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피어그룹으로 언급한 곳들만큼 오지스가 매출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베이스, 아비트럼, 옵티미즘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각광받는 대형 프로젝트다. 신생인 실리콘이 이와 유사한 성과를 곧바로 내는 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레이어2 개발사 매출은 자체 블록체인에서 수취한 수수료에서 이더리움에 거래 내역을 올릴 때 지출한 수수료를 제한 금액으로 집계된다. 아비트럼은 작년 한 해 월평균 수수료 652만6200달러(약 85억7609만원)을 올렸다. 오지스가 추산한 아비트럼의 연 평균 매출은 1000억원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1000억원대 수수료 매출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나 국내 신생 프로젝트가 단기간에 이런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약 270억원에 달하는 오르빗브릿지 '최우선 복구자산'에 상응하는 매출을 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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