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대기성 자금 잡아라…운용사 경쟁 치열 그룹 편입후 하나운용 판매 한도 꽉차 눈치싸움
이돈섭 기자공개 2024-03-26 08:17:26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06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콩 H지수 ELS 불완전 판매 여파와 해외 증시 랠리 영향으로 갈곳 잃은 대기성 자금 규모가 나날이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하나은행 리테일 채널에 몰린 파킹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운용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나은행이 계열사 하나자산운용의 펀드 판매 한도치를 꽉 채운 만큼, 자금 수혈 기회가 커졌다는 분석이다.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월 말 현재 하나은행의 전체 펀드 판매에서 하나자산운용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4.1%다. 이 기간 하나은행의 펀드 설정잔액은 13조344억원이고 이중 하나운용 설정잔액은 3조1407억원이었다. 하나은행 가판대에 걸린 펀드 운용사 55곳 중 하나운용의 설정잔액 규모가 가장 컸다.
금융당국이 계열사 펀드 판매규제 강화 차원에서 2018년 개정한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라 각 판매사는 연간 전체 펀드 판매규모의 25% 한도에서 계열사 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 당시 이 규정에 따르면 각 판매사는 2018년부터 매년 5%씩 단계적으로 계열사 펀드 비중을 줄여 2022년 말 목표 한도치를 달성해야 했다.
하나은행 역시 해당 규정에 따라 계열사인 하나운용 펀드 판매 비중을 꾸준히 줄여왔다. 2021년 1월 말 전체 설정잔액의 30.5%를 차지했던 하나운용 펀드 설정잔액은 1년 뒤 27.4%로 줄어들었고 그 이듬해에는 21.2%까지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이때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비슷한 기조를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하나운용이 그룹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흐름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라면서 "그룹 차원에서 판매 채널을 제공해 하방을 지탱하고 퇴직연금 시장 기반의 펀드 출시와 ETF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추가 수익성을 쌓는 전략은 여느 금융그룹 운용사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이 취급할 수 있는 하나운용 상품이 제한되다보니 하나은행에 몰린 자금 수요가 다른 운용사로 흡수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홍콩 H지수 ELS 불완전 판매 여파에 올 하반기 매크로 환경 변화 가능성과 해외 증시 랠리 분위기 속 갈 곳 잃은 대기성 자금규모는 계속 커지는데 이 자금을 하나운용이 더이상 흡수할 수 없기 때문.
실제 하나운용은 지난달 말 하나증권을 단일 창구로 '하나초단기채' 채권형 펀드를 출시, 운용 개시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2100억원을 끌어모았다. 채권 듀레이션을 평균 0,1~0.3년 내외로 유지해 금리 변동성 위험을 축소하면서 전략적인 만기 포지셔닝을 통해 수익률을 제고한다는 콘셉트의 상품이다.
지난 1월 말 현재 하나증권 펀드 전체 설정잔액에서 하나운용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6% 안팎. 판매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규제는 각 판매사별로 적용되는 만큼, 하나은행 판로가 막힌 상황에선 앞으로 다른 계열사인 하나증권 판로가 점진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운용업계 마케팅 담당 임직원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타 운용사들과의 접촉도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2017년 12월 설정해 올해로 7년째 운용하고 있는 '키움더드림단기채' 펀드의 경우 하나은행에서만 4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끌어온 이력이 있는 만큼, 과거 트랙레코드가 풍부한 운용사에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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