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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 모드 돌아선 롯데케미칼, 이훈기 사장 "하반기 회복" 기존 범용 석유화학 투자·매출 비중 축소…현금흐름·재무건전성 기반 신사업 투자

김동현 기자공개 2024-03-27 09:20:33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 전지소재·수소 등 그린분야 투자를 이어오던 롯데케미칼이 올해 투자 선별에 나선다. 석유화학 전반의 업황 불황 속에지난 2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해 재무 기초체력을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롯데그룹 화학군의 총괄대표로 롯데케미칼 수장을 맡은 이훈기 사장(사진)은 재무건전성 확보를 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재무 체력이 받쳐줘야 회사가 추진하는 수소, 전지소재 등 미래사업을 위한 투자 재원을 쌓아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 사장은 26일 서울시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정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러한 올해 계획을 밝혔다. 그는 "잉여현금흐름 창출에 더 집중해 재무건전성을 일차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수소·전지소재 사업 확대 등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의 재원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의 투자 계획은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기존 사업이란 롯데케미칼의 기틀을 다진 범용 석유화학 사업군을 의미한다. 과거 호황기 시절에는 나프타분해시설(NCC) 사업과 같은 범용 석유화학 사업이 회사 실적을 이끌었지만 중국에서 불어닥친 공급과잉 현상과 전방산업 악화로 최근 2년 동안 롯데케미칼은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

지난 2년(2022~2023년) 동안 롯데케미칼이 쌓은 영업손실 규모는 연결 기준 1조1100억원에 달한다. 늦었지만 지난해 음극박(동박) 업체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한편 해외 범용제품 생산거점인 LC타이탄, 파키스탄법인(LCPL) 등의 매각에 나선 배경이다.

이 사장은 LC타이탄의 경우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여러 옵션을 놓고 고민 중이라 전했다. 다만 LCPL 매각은 올해 중에 재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최근 3년 사이 자본적지출(CAPEX) 규모가 급증한 롯데케미칼은 올해부터 그 규모를 축소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2020~2021년 1조원대 아래였던 CAPEX는 2022년 2조6000억원으로 치솟았고 지난해는 전년 대비 1조원가량 증가한 3조6458억원의 CAPEX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전지소재 신사업 진출 투자금뿐 아니라 기초 범용화학 제품 생산을 위한 기본 투자설비 자금도 포함된다.

이 사장은 전체 매출에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절반 이하로 줄일 것을 목표로 해당 분야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다. 신성장 사업인 전지소재의 경우에는 투자 자체는 이어가겠지만 전반적인 투자 규모는 대외 요인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전지소재 사업은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지정학적 갈등이 생기고 있고 미국 대통령 선거도 앞두고 있어서 지난해보다 훨씬 신중한 모드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흑자전환 시점을 묻는 질의에는 "단언하기 어렵다"면서도 "과거만큼의 회복세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하반기부터 소폭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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