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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C형 VC 톺아보기]'살아있는 전설’ 프리미어파트너스, '3조클럽'도 거뜬①벤처·PEF·바이오 펀드레이징…올해 1조 규모 PEF 결성 도전

이채원 기자공개 2024-04-04 09:13:32

[편집자주]

2005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VC)의 등장은 변곡점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독립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시작으로 LLC형 하우스가 생겨났고, 2016년 모태펀드에서 마이크로 VC 계정을 신설하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는 LLC 특성상 필연적으로 펀딩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공을 쌓으며 수천억원 규모까지 AUM(운용자산)을 불린 곳들도 있다. 더벨은 업력 5년 이상, AUM 1000억원 이상의 LLC형 VC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1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VC)의 역사는 오래됐다. 미국에서는 1977년 와이오밍 주에서 최초로 유한책임회사법이 입법됐다. LLC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회사의 주인(출자사원)되어 운영된다. 임직원들이 회사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경영에 참여하면서 책임 경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일까. 벤처투자 선진국에서는 벤처캐피탈이 LLC 형태로 설립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한국에 LLC형 VC가 등장한 것은 비교적 늦은 편이다. 2005년 정부에서 ‘벤처활성화 보완대책’을 통해 LLC 개념이 도입됐다. 모태펀드에서 LLC펀드를 출자해 유한회사를 선정하는 방식이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당시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는 JAFKO Korea와 경합을 벌인 끝에 국내 최초의 LLC로 선정됐다.

올해로 설립 20년차를 맞은 프리미어파트너스는 한국 LLC형 벤처캐피탈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됐다. 벤처조합과 PEF(사모펀드)를 함께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말 가준 운용자산(AUM)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LLC형 VC 가운데 AUM 2위에 달하는 K2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말 기준 6000억원의 운용자산을 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리미어파트너스의 입지가 얼마나 압도적인지 알 수 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올해 대규모 PEF 결성도 준비하고 있어 AUM이 3조원을 가뿐하게 넘어설 전망이다.

창업자인 정성인 회장(사진)이 지분 정리에 나선다는 점도 올해 프리미어파트너스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 회장은 '사람 한 명에 좌우되지 않고 오래가는 회사'를 꿈꾸며 국내 1호 LLC를 창업했다. LLC에는 외부에 지분을 팔 수도, 자식에게 물려줄 수도 없다. 믿을만한 파트너들에게 지분을 넘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미어파트너스가 걸어온 길은 한국 LLC형 VC의 발자취이다. 향후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정 회장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벤처거품 시기 혜성처럼 등장…‘원펀드 전략’ 벤처펀드부터 PEF·바이오 역량 키워

프리미어파트너스는 벤처거품 붕괴가 극에 달했을 시기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1990년대 후반은 외환위기 사태로 국가 전체가 힘들 때였지만 벤처업종만큼은 황금기로 불렸다. 1999년 새로 생긴 벤처캐피탈만 108개였고, 2000년에도 65개가 생겨났다. 벤처 거품이 꺼지며 2001년에 4개, 2002년 3개에 그쳤다. 2003년부터 2005년 사이에 탄생한 VC는 프리미어파트너스 한 곳에 그쳤다.

옥석이 가려진 2005년 말부터 시장은 서서히 회복기에 접어들었다. 안정적 벤처투자재원 공급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모태펀드가 출범했다. 2005년 한국벤처투자 모태펀드 2차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 자격을 따낸 8곳의 하우스들은 모두 민간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의 1호 펀드도 여기서 나왔다. 모태펀드의 등장으로 벤처 시장에 온기가 감돈 셈이다.

특히 프리미어파트너스의 1호 펀드인 프리미어-기술사업화 투자조합은 당초 목표액이었던 400억원보다 1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더 끌어모아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태펀드가 200억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104억원, 산업은행이 75억원을 출자했다. 이외에도 코리아로터리서비스, 하나마이크론, 에스브이파트너스 등의 기관이 민간 투자자로 참여했다.

여기에는 정성인 회장의 '이름값'과 네트워크가 한 몫 한 것으로 전해진다. 1981년 KTB네트워크를 통해 벤처캐피탈업계에 입문하고 인터베스트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화려한 펀드 운용 경력을 자랑하는 정 회장의 이름과 커리어를 믿고 자금이 몰린 것이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마수걸이펀드를 통해 의료기기 제조업체 뷰웍스, 터치스크린 제조업체 멜파스, 인플란트 제조업체 디오, 후육강관 제조업체 스틸플라워 등 23곳의 업체에 투자했다. 투자 기업의 부도율은 0%였다.

1호펀드는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지속 성장이 가능한 LLC형 벤처캐피탈로 자리 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내부 수익률(IRR)이 10%를 넘으며 펀드 운용 능력을 기관 투자자들에게 증명했고 성과보수를 초과수익의 20% 수준으로 받아 회사운영자금도 확보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일종의 ‘원펀드’ 전략을 구사했다. 하나의 투자 사이클에는 하나의 펀드만 운용한다는 원칙이다. 여러개의 펀드를 동시에 운용하는 타 VC들과 달리 한 펀드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으면서 내실 있는 투자를 이어갔다. 1호펀드의 투자 기간이 끝나고 사후관리를 하는 시점인 2008년 프리미어-기술사업화2호 투자조합을 결성해 기술사업 투자를 지속했다.

◇첫번째 변곡점 2010년 첫 1000억펀드 결성, IRR 15.3% 기록

프리미어파트너스의 투자 역량이 빛을 보기 시작한건 2010년이다. 1000억원 규모의 2010 KIF-프리미어 투자조합을 결성했고 이 펀드를 통해 카페24, 크래프톤(옛 블루홀) 등 30개의 굵직한 기업들을 발굴해냈다. 내부 기준 수익률(IRR)은 15.3%을 기록했다. 당시 카페24와 크래프톤은 프리미어파트너스에 1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가져다줬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PE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하우스다. 2022년에는 7000억원 규모의 PEF를 결성하기도 했다. 하우스는 2013년 1655억원 규모의 프리미어 Growth-M&A 투자조합을 결성하면서 PE 역량을 키웠다. 프리미어 Growth-M&A 투자조합은 벤처펀드이지만 PE 성격도 가지고 있어 프리미어파트너스가 PE 운용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줬다.

프리미어 Growth-M&A 투자조합 결성 2년 후인 2015년, 성장전략 M&A 사모투자 합자회사를 결성하면서 하우스는 PEF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PEF투자업 분야에선 후발주자였지만 성장성이 있는 기업 발굴에 집중하면서 투자성과를 냈다. 특히 배터리, 인터넷, 게임 분야 투자에 집중했다. 치과용 3D(3차원) 스캐너 전문기업 메디트를 시작으로 토스페이먼츠, 페이스북 기반 게임개발 업체 슈퍼진,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에 투자했다.

이후 2500억~3000억원 규모의 PEF를 꾸준히 결성했다. 2018년에는 프리미어 성장전략 M&A PEF 2호 사모투자 합자회사, 2020년에는 프리미어슈페리어 제1호·제2호 PEF를 만들었다. M&A 2호 펀드를 통해서는 다수의 ICT 기업 투자를 이어갔다. 토스페이먼츠, 메가커피, 슈퍼진, 문피아 등의 지분을 사들였다.

프로젝트 펀드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프리미어슈페리어 제1호·제2호 PEF를 통해 SKIET에 2495억원을 투자했다. SKIET가 상장을 앞두고 진행한 프리IPO 투자 유치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프리미어파트너스는 SKIET가 발행한 보통주를 인수해 지분율 10%를 확보했다. 1호 펀드에서는 92.1%의 IRR을 기록했고 2호 펀드는 72.6%의 IRR을 가져다줬다.

하우스는 2016년 바이오 전담 투자 조직을 꾸리면서 운용 분야를 넓혔다. 바이오펀드는 벤처펀드로 운용한다. 정성인 회장 다른 분야와 달리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바이오 섹터를 분리했다. 본부가 신설된 이듬해인 2017년 750억원 펀드 결성을 마무리 지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바이오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벤처기업을 발굴했다. 이후 2020년 프리미어 글로벌 이노베이션 2호 투자조합, 2022년 프리미어 스케일업 투자조합을 결성하며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늘렸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올해 대규모의 PEF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M&A 성장전략 4호 블라인드펀드 자금 모집에 한창이다. 2022년 7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프리미어 성장전략 엠앤에이 3호 사모투자합자회사보다 많은 금액으로 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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