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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임종윤 넥스트 한미약품]한미사이언스 첫 이사회…임종훈은 대표, 송영숙 유임 무게경영진 선임 논의, PE 지분매각도 고려…공동·각자·단독 대표 갈림길

정새임 기자공개 2024-04-04 08:22:2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장·차남 임종윤·종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잡은 후 첫 이사회가 4일 열린다. 사내이사로 입성한 임종훈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다룬다.

관심은 대척점에 선 모친 송영숙 회장의 거취다. 일각에선 기존 이사회 멤버인 송영숙 회장을 해임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으나 현재로선 송 회장 해임안건은 이사회에 오르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임종윤 사장은 해외 사모펀드에 지분 매각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모녀를 설득 중이다. 어머니·여동생과 함께 갈 방안을 찾겠다는 건 결국 지분 과반을 확보해 사모펀드에 프리미엄을 받고 지분을 넘기겠다는 의미였다. 과반 지분 확보와 사모펀드와의 딜 정당성을 위해 모녀와 한 배를 타야할 필요성이 생겼다.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한미약품 임종윤 대표…송영숙 해임안 미상정

한미사이언스는 4일 오전 10시 30분께 한미약품 본사에서 이사회를 연다. 지난달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열리는 첫 이사회다.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한미약품그룹 오너가가 한 자리에 모인다는 얘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사안의 엄중함을 알고 협의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있었던 셈이다.

이번 이사회에선 임종훈 사장을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대표를 맡는 수순이다. 임종윤 사장을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해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개최도 의결해야 한다.


이번 이사회에 송 회장의 대표이사 해임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기주총 표대결에 밀려 이사회 입성에 실패한 임주현 부회장과 달리 송영숙 회장은 기존 이사회 멤버로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일각에선 임종윤 사장이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한 송 회장을 대표이사 등에서 물러나게 할 것이란 추측이 있었다. 정기주총을 앞두고 송 회장이 임종윤·종훈 사장을 보직해임하는 등 양측 갈등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종윤 사장은 송 회장의 이사직을 유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송 회장의 자진사임 가능성도 있어 이사회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송영숙·임종훈 대표 체제 관심, 화합 없다면 불안정 이사회 지속

만약 현 안건대로 이사회 의결이 이뤄지면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송영숙 회장과 임종훈 사장 두 명이 된다. 이 경우 공동·각자대표 체제 중 어떤 방식을 택할지도 주요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공동대표 체제를 택하면 두 명의 대표가 모두 동의해야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누구 한 명의 독단 행보를 저지할 수 있지만 의사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특히 가족 내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갈등을 겪는 경우라면 사실상 어떤 의사결정도 내릴 수 없는 식물조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각자대표 체제를 택하면 두 대표가 각자 맡은 사업부에서 단독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임종훈 사장이 한미사이언스의 완전한 경영권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양측의 지분이 비등하게 양분된 상황에서 반쪽자리 지배에 그친다. 첨예한 표대결로 회사 경영권을 쥔 임종윤 사장이 바라는 그림은 더더욱 아니다.

오너가 가족이 완전히 화합하지 않는 한 어떤 그림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 어렵다. 그럼에도 송 회장을 이사회에서 내보내지 않기로 한 건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모펀드 매각 구상에 빼놓을 수 없는 모녀…복합적 요인 작용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쥐어도 모녀를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연대납부 제도로 묶인 상속세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하고 PE에 지분을 매각하려 해도 모녀의 지분이 필요하다.

이들은 당장 한 달도 남지 않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한미약품그룹 오너가가 택한 연대납부 제도는 공동상속인 중 누구라도 기한 내 상속세를 납부하지 못하면 다른 상속인의 재산에 압류가 가해질 수 있다.

정기주총 이후 시장에선 해외 사모펀드에 지분 매각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실제 임 사장은 해외 사모펀드에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12.15% 지분을 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일부 친족 지분을 프리미엄을 받고 6만원 수준에 넘길 것이란 구체적인 숫자도 거론된다. 지분을 매각해 상속세 자금을 마련하고 추후 해외 사모펀드에 지배권을 넘기는 방안이 점쳐진다.


문제는 해외 사모펀드가 경영권 분쟁 불씨가 남아있는 구조로 딜을 진행할 의향이 전혀 없다는데 있다. 적어도 절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 임종윤·종훈 사장 측과 신 회장 지분을 합치면 40% 초반이다.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지분은 각각 11.66%, 10.2%로 둘 중 한명을 설득한다면 과반을 넘길 수 있다.

임종윤 사장이 주총 후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에게 협의 테이블에 앉을 것을 수 차례 제안한 배경도 이 지점에 있다. 동시에 OCI그룹에도 전략적 투자자가 되어달라는 러브콜을 보냈다. 모든 설득에 실패한다면 8%가량의 지분을 공개매수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한미사이언스는 유통량이 워낙 적어 공개매수가 쉬운 편이 아니다.

해외 사모펀드로의 지분매각이 불러올 역풍도 우려 지점이다. 해외 사모펀드와 손을 잡으면 임종윤 사장은 "그 어떤 지분 매도 계획도 없다"는 약속을 곧바로 뒤집는 꼴이 된다. 공개매수를 기대하는 주주들은 차치하더라도 부정적인 여론이 임종윤·종훈 사장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미 지분 매각 소식을 접한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상당하다고 전해진다. 심지어 임종윤 사장 측 임직원들도 당혹스러운 감정을 보인다. 이 시나리오를 설득시키려면 적어도 가족이 화합해 내린 결정이라는 정당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한미사이언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공개매수는 매입 단가가 훌쩍 오를 위험이 있어 임종윤 사장은 주총 후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에게 지속해서 협의를 제안했다"며 "다만 사모펀드로의 매각 소식을 접한 한미 임직원을 비롯한 전반적인 여론이 부정적이어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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