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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미시시피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4-04-15 09:00:52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북미대륙의 중앙부를 관통하는 3,766km 길이의 거대한 강이 미시시피(Mississippi)다. 이름의 철자가 매우 특이하다. 발원지는 미네소타 주의 아이태스카호다. 미시시피 주를 포함해 미국 10개 주를 지난다.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를 지나면서 걸프만으로 흘러 들어간다. 강을 건너는 다리도 약 130개다. 이 강은 지류까지 합하면 미국 영토의 거의 1/3을 커버하는데 미국이 축복받은 땅인 이유는 바로 미시시피 때문이다.

옛 루이지애나 주는 지금과 달랐다. 미시시피강 서안 유역 전체를 차지하는, 즉 미국 영토의 거의 1/4을 차지하는 큰 주였다. 따라서 루이지애나의 주인은 실질적인 미국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 옛 루이지애나는 프랑스 영토에서 출발, 스페인에 넘어갔다가 1800년에 나폴레옹의 프랑스가 다시 뺏은 땅이다. 당시 조사와 측량이 안되어 있는 상태여서 실제 규모는 아무도 몰랐다.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은 강과 뉴올리언스 항구 사용 문제를 협의할 요량으로 새 주인인 프랑스에 사람을 보냈는데 나폴레옹이 그럴 것 없이 그냥 사라고 했고 미국은 이게 웬 횡재인가 하면서 1803년에 사들였다. 가격은 1,500만 달러.

프랑스가 바보여서 이 땅을 그 가격에 판 것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루이지애나가 별 쓸모도 없고 유지비만 드는 자산이었다. 온 유럽에서 전쟁 중이었던 프랑스로서는 여기저기 신경 쓸 일도 많았는데 나중 생각이지만 영국에게 그냥 뺏길 것이면 오히려 팔아서 전쟁 자금으로 쓰는 편이 나았다. 나폴레옹은 미국이 영토를 두 배로 늘리면서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그 결과로 영국에 부담스러운 나라가 되기를 바랐을 수도 있다.

부동산 매입 자금은 금융으로 조달했다. 영국의 베어링(Barings Bank)이 세계사에서 가장 큰 부동산거래를 위해 미국 재무부 본드 발행을 주선했다. 연 6% 이자였다. 베어링이 60%, 다른 은행들이 40%를 맡았다. 영국 정부가 베어링에게 이 거래를 승인했던 이유는 적국인 프랑스보다는 중립국인 미국이 루이지애나를 소유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다. 1804년 4월에 마지막 본드가 상환되었다.

루이지애나 매입으로 미국은 미시시피강의 주인이 되었다. 총 20,800km가 넘는 내륙 수로가 확보되었는데 이 수로들은 다 온대성 기후 농경지인 평원과 연결되어 있다. 강의 끝은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로 연결되는 뉴올리언스다. 그리고 미시시피 유역의 모든 땅은 단 하나의 정치 구역이다. 즉, 인위적인 장애물이 없다. 미국의 농부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농작물과 다른 제품들을 다른 지역과 해외에 판매할 수 있었다. 미시시피 덕분에 사람의 이동도 수월해서 광대한 면적이 문화적으로도 통일되었고 그에 따라 반대의 경우에 발생했을 비용이 없었다.

문제는 루이지애나 거래에 토착 인디언들의 지위와 재산은 일체 고려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루이지애나 전역에 걸쳐 5대 부족을 포함한 6만이 넘는 인디언 부족들이 살고 있었는데 이 거래가 이루어진 후 약 20년 동안 추방과 강제 이주와 그에 수반되는 약탈, 살육이 벌어졌다. 요즘 용어로 인종청소다. 미국은 1830년에 인디언이주(제거)법(Indian Removal Act)을 제정해서 집행했다. 미시시피 동안에서 서안으로 인디언들을 쫒아내는 작업이 정부 차원에서 자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1만 5천 명 정도가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지정학 시대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필수적인 것이 식량과 에너지인데 미시시피는 식량을 담당한다. 사실 미국의 농업지대는 80%가 미시시피 유역이다. 특히 중북부가 거의 50%를 커버한다. 나머지가 플로리다와 남동부 해안지역이다. 링컨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것이 미시시피라는 말을 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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