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은 지금]장기간 걸친 사업재편, 효율화 토대 마련①계열사·관계사 대거 정리, 각자대표 체제 내실·성장 추구
변세영 기자공개 2024-04-12 07:33:49
[편집자주]
1974년 출범한 토종 패션기업 세정그룹은 남성복 인디안을 시작으로 여성복 올리비아로렌 등이 히트치면서 최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2010년대부터 신규 패션브랜드가 대거 등장하면서 실적이 장기간 하락세를 걸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세정은 신규 브랜드를 안착시키고 브랜딩 재정립을 통해 제2막을 열고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더벨은 세정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고 지배구조 및 재무상태, 향후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4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정그룹은 1974년 부산진 시장에서 '동춘 섬유공업사'로부터 출발했다. 업력만 50년에 달한다.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창업주)은 남성복 브랜드 인디안을 론칭하며 패션업에 뛰어들었다. 2005년에는 올리비아로렌을 론칭하며 여성복 경쟁력을 제고하는 계기를 마련했다.세정그룹의 최전정기는 2011년이다. 연결기준 그룹 지주사 격인 ㈜세정의 매출액은 6895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관계사 등을 모두 포함하면 1조원에 육박했다. 본업 패션뿐만 아니라 건설업, 악기사업 등을 영위하며 종합문화기업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한 시점이다.
◇악기사업·NII 등 고배, 계열사부터 관계사까지 대거 정리
㈜세정은 2011년을 정점으로 장기간 역성장을 거듭해 왔다. 매출액 추이를 보면 2016년 5315억원, 2019년 3937억원, 2020년 2963억원, 2021년에는 2639억원까지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수익성이 안 나는 사업을 대거 정리하는 작업이 맞물렸다.
대표적인 게 건설업이다. 과거 세정그룹은 세정건설을 통해 건설업 비즈니스를 영위했다. 일찌감치 박 회장은 1989년 세정건설을 설립해 임대업·건설업 등에 손을 뻗었다. 세정건설은 박 회장이 최대주주인 가족 회사였다. 세정그룹이 운영하는 물류센터나 전용아울렛을 특수관계자인 세정건설이 건설하는 방식으로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이후 ㈜세정은 2017년 세정건설 지분 10.43% 취득하며 양사 간 시너지를 강화했다. 그룹 지주사 격인 ㈜세정이 분양사업 보증과 차입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단행하는 방식으로 적극 지원했다. 이 같은 효과로 세정건설은 매출액은 2018년 1830억원. 2019년에는 2000억원에 육박했다. 그러던 중 예기치 않게 팬데믹이 찾아왔다. 업황 악화로 세정그룹과 박 회장 일가는 세정건설 지분을 2022년 초 매각하며 토목건설업에서 손을 뗐다.
종합문화기업을 꿈꾸며 야심차게 진출했던 악기사업도 접었다. ㈜세정은 2001년 피아노와 기타를 생산·판매하는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듬해 2002년에는 중국에 악기제조 법인을 세우고 공장을 가동했다. 비바체(VIVACE)란 독자상표와 미국상표 등을 인수하고 글로벌 최대 악기시장인 미국에 판매법인까지 세우며 공격적으로 영업을 전개했다. 2011년 기준 중국법인과 한국법인 악기사업 매출액은 700억원에 달했다. 다만 수익성이 좋지 못했다. 2016년 누적된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세정악기와 중국 악기법인 모두 청산절차를 밟았다.
아울렛 사업도 쓴맛을 봤다. 세정은 ㈜세정이십일을 통해 전용 아울렛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2018년 매출액은 1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아울렛 사업 역시 2019년 결손금 누적으로 접었다. 지난해에는 공식적으로 세정과미래를 청산했다. 해당 법인은 NII 브랜드를 운영하던 자회사다. 과거 NII는 1세대 캐주얼 패션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트렌드에 뒤처지고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고육지책을 쓴 것이다.
◇재무·기획통 각자대표, '효율+성장'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장기간에 걸친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는 세정그룹 계열사와 기타 특수관계사가 대부분이 정리된 상태다. 2023년 말 기준 ㈜세정의 자회사는 세정씨씨알, 원커넥트, 모먼이 전부다. 이 밖에 기타 특수관계자로 세정글로벌(자사몰관리), 세정I&C 등을 둔다.
혹독한 다이어트를 마친 세정은 앞으로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신규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연장선상에서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각자대표 체제에 돌입했다. 전략기획실장 김송우 전략기획실 상무, 이주형 재무관리실장 상무가 각각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 대표는 2001년 세정 회계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재무관리실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세정그룹 재무통이다. 특히 성장가능성이 낮은 사업부와 부실 관계사를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리딩한 핵심 인물이다. 김 대표는 2012년 세정 전략기획실에 합류해 전략기획실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브랜드기획실 담당 임원과 세정I&C 대표이사를 겸직 중이다.
세정 관계자는 “전략기획과 재무라는 전문성을 보유한 각자 대표 체제에서 내실 경영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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