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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기단 2.0]비행기 키운 티웨이항공, '쓰는 돈 vs 버는 돈' 승자는④기단 '50대'로 대폭 늘리는 티웨이, 변동비 상쇄하는 수송능력과 실적

허인혜 기자공개 2024-04-12 07:47:48

[편집자주]

기단(機團·fleet)은 항공사의 위상을 담고 전망을 보여준다. 기단의 규모에 따라 항공사의 크기가 갈리고 기종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최근 성장과 재편의 시기를 맞은 국내 항공업계도 기단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 항공사(FSC)냐, 저비용 항공사(LCC)냐에 순응해 기단과 기체의 규모를 맞췄다면 이제는 LCC도 대형 기단을 꿈꾸고 FSC도 가벼운 비행기를 사들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만남에 발맞춘 항공업계의 기재 개편도 한창이다. 더벨이 2.0 시대를 연 항공업계의 기단 포트폴리오와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체가 클수록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는 건 상식이다. 항공기도 마찬가지여서 소형기를 운영할 때와 대형기를 띄울 때의 연료비와 인건비, 정비비 등은 모두 달라진다. 반대로 그만큼 실어나를 수 있는 승객이 늘고 필요한 연료비와 길어진 서비스 만큼 티켓값을 올려 받을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를 꺼내는 건 최근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의 변화 때문이다. LCC들은 이제 자리를 잡고 각자의 확실한 무기를 마련 중이다. 여러 항공사들이 대형기를 도입해 남들보다 더 먼 거리를 날고 남들은 가지 않는 곳에 취항하려 사활을 건다. 그 과정에서 LCC들은 겪어보지 못한 비용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추이가 이미 재무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곳이 티웨이항공이다. 대표적인 지표인 연료비와 리스비 변화가 눈에 띄는 한편 항공사의 생산 능력인 수송량도 껑충 뛰었다. 쓰는 돈과 벌어들이는 돈이 모두 늘어난 결괏값은 영업이익으로 나타난다.

◇중대형기 도입에 달라진 변동비·수송량

티웨이항공은 보잉 737-800, 737 MAX8과 에어버스 A330-300 등 31대의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다. 737 기종은 아시아권 노선에 주로 활용한다. 중장거리용 비행기 A330이 시드니와 싱가포르 등의 노선에 투입되고 있다.

중대형기를 처음 도입한 건 2022년이다. A330-300 3대를 들였다. 2022년 12월부터 국내 LCC로는 처음으로 시드니 노선에 취항했다. 중장거리 노선 도입에 따른 매출원가 등과 수송량 변화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건 지난해 실적부터다.

고정비는 조업도에 관계없이 일정 기간 빠져나가야할 돈이지만 변동비는 조업도에 따라 달라진다. 때문에 변동비 지출을 얼마나 잘 다루고 쓰더라도 생산능력으로 얼마나 잘 상쇄하느냐에 따라 영업이익이 갈린다. 변동비에는 연료비와 정비비,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 주요 요인이 항공기 연료비다.

티웨이항공의 추이를 보면 2020년 연료비가 695억원, 2021년 645억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 2088억원으로 확대됐고 2023년 4263억원으로 뛰었다. 항공업계 모두 2022년 대비 2023년의 연료비가 늘었지만 티웨이항공의 변화폭이 더 크다.


수송량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진에어가 같은 기간 2190억원에서 3772억원으로, 제주항공이 2036억원에서 2912억원으로 뛰었는데 티웨이항공은 두 배 이상 연료비가 늘었다. 이 사이 국제 항공유 가격은 오히려 내렸다.

기름값을 더 냈더라도 수송량과 수익성이 받쳐주면 문제가 아니다. 생산능력을 보면 티웨이항공은 국제선 여객 수송량과 금액이 크게 늘었다. 2022년 31억1800만km였던 수송량은 131억1100만km이 됐고 금액은 2760억원에서 1조1913억원으로 확대됐다.

◇중장거리 도입과 함께 뛴 영업이익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377억원이다. 전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050억원, 2021년 영업이익은 148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2144억원에서 5259억원, 1조3492억원으로 늘었다. 중대형기 도입과 맞물렸지만 이 기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펜데믹과 엔데믹에도 영향을 받았다.
티웨이항공 여객기. 사진=티웨이항공

따라서 펜데믹 이전과 엔데믹 후의 실적을 비교해 봐야 한다. 티웨이항공은 항공업계가 적자를 나타내기 시작한 2019년 이전인 2018년과 2017년 각각 약 4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액은 2018년 7319억원, 2017년 5840억원이다.

항공업계 대부분이 펜데믹 이전 대비 엔데믹 후 성과가 좋아졌지만 비율로 보면 티웨이항공이 그중에서도 높은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중장거리 노선 도입이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2018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93% 늘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1022억원에서 1617억원으로 약 60%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진에어도 629억원에서 1821억원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확대됐는데 티웨이항공과는 다른 기단 전략을 활용해 단순한 비교는 어렵다.

◇높아질 리스비 충당 전략은

스코어를 보면 티웨이항공은 커진 체격을 잘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다. 두 대형 항공사(FSC) 합병에 따라 대체 항공사가 될 준비가 한창이다. 대형 기재를 중심으로 기단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어버스 항공기를 2027년까지 20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모두 50대 규모의 기단을 갖출 예정이다. 항속거리가 더 긴 A330-200 도입도 목표했다.

기재가 늘면 늘수록 리스비 관리가 고민거리다. 리스부채 총합은 2022년 말 3633억원에서 지난해 말 3739억원으로 커졌다. 2021년 말에는 2671억원을 기록했다.


기댈 곳은 역시 실적이다. 실적이 뛰며 현금창출력은 회복되고 있다.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1년 351억원에서 2022년 1660억원, 지난해 4153억원으로 확대됐다. 덕분에 잉여현금흐름은 같은 기간 316억원, 1549억원, 3760억원으로 변했다.

외부자금 수혈 카드가 있지만 펜데믹 기간 세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한 만큼 실적이 나아지고 있는 올해 또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LCC 중 유통주식수가 가장 많은 점이 부담이다. 시장에서도 오버행 가능성 등을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한다. 결국 기재 도입과 노선 확장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함께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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