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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보상제도 톺아보기]주식 보상제도 확산, 옵션보다는 직접 지급이 '대세'①RSU·스톡그랜트 도입 기업 확대, 증시 활황·스톡옵션 '먹튀' 논란 영향

김위수 기자공개 2024-04-15 07:36:30

[편집자주]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경영진 및 임직원이 낸 성과에 대한 보상을 지급할 때 주로 현금을 활용한다. 한때 성과와 보상을 강력하게 연동하기 위한 차원에서 '스톡옵션' 붐이 일기도 했지만 현재는 거의 쓰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도 현금성 보상이 대세이기는 하나 주식을 직접 지급하는 형태의 보상제도의 도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더벨이 변화하는 대기업들의 성과 보상제도를 면밀히 분석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 연계 보상은 '인생 역전'을 가능케 하는 보상체계로 통한다. 정보기술(IT) 및 벤처 기업들을 중심으로 활용된 스톡옵션 제도가 임직원들에게 부를 선사해준 사례들이 종종 소개된 결과다. 스톡옵션은 주식과 연계된 대표적인 성과 보상제도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제도를 과거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MS의 스톡옵션 제도는 1990년대 증시 호황기와 맞물리며 회사의 많은 임직원들을 부자로 만들었다. 과거 보도를 살펴보면 '2000년말까지 MS가 만들어낸 백만장자는 1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2000년대는 스톡옵션, 2020년대에는 RSU?

2000년 초 삼성그룹과 더불어 현대차그룹·SK그룹·LG그룹·포스코 등도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했지만 2006년 전후로 대부분 폐지됐다.

경영진이 단기적인 성과에만 치중하게 된다는 점, 회사 내외부에서 위화감을 조장한다는 점 등이 부작용으로 꼽혔다. 이후 최근까지 주식 보상은 주로 빠른 성장이 필요한 IT 및 벤처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우리나라 산업계에 주식을 활용한 보상 제도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최근의 트렌드는 스톡옵션보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스톡그랜트 등을 활용하고자 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RSU와 스톡그랜트는 주식을 지급하는 보상 형태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리 약속한 가격으로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가 스톡옵션이라면 RSU는 경영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적게는 3년, 길게는 10년 후 양도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톡그랜트는 임직원들에게 조건 없이 무상으로 지급되는 주식 보상이다.

◇주식 보상제도 재확산, 배경은

이같은 형태의 보상제도가 빠르게 확산된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주식 보상에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증시의 흐름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이 국내 대기업 둥 최초로 RSU를 도입한 시점은 2020년이다. 한화그룹 자체적으로도 RSU 제도의 적용 계열사 및 대상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후 SK그룹, 포스코그룹, 두산그룹 등으로도 주식보상 제도가 확산됐다.


당시 코로나19와 맞물린 유동성 장세가 시작되며 증시는 활황을 맞았다. 기업공개(IPO)가 연이어 성공하며 우리사주 청약에 참여한 임직원들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사례 등이 소개됐다. 이미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도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던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을 활용한 보상은 책임경영 고취와 인재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올랐다.

이전까지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됐던 스톡옵션 제도가 '먹튀' 논란에 휩싸인 점도 RSU 등 제도의 활성화에 기여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이 상장 한 달 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주식을 처분해 900억원을 챙겨 논란이 발생했다. 스톡옵션의 대안으로 임직원들의 장기적 성과를 유도할 수 있는 RSU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톡옵션은 일반적인 주식 소유에 따른 보상체계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여 이후 행사 가능 시점이 짧을 시 경영진은 단기 실적주의에 매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톡옵션 부여와 행사 시점을 전략적으로 선택함으로써 경영진의 사익 추구 행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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