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쿠펜대출 발목잡힌 인니법인, 타개책 '파생상품 확장'⑨올초 대선 영향에 대출 타격, WM·파생 당국 허가 '관건'

황원지 기자공개 2024-04-24 13:56:06

[편집자주]

우리은행이 정기 인사 3개월 만에 글로벌그룹장 교체 강수를 뒀다. 실적 부진 만을 인사 배경으로 설명하기엔 파격적인 조치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공언한 대로 2030년 글로벌 순이익 비중을 25%로 늘려 아시아 1위 은행으로 도약하려면 조직 문화 개혁이 수반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일회성 충격 요법에 그치지 않고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의 현주소와 개혁 과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 우리소다라은행은 올해 1분기 실적이 휘청했다. 인도네시아는 해외 법인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지역으로, 우리은행이 세컨드 홈으로 점찍은 곳이다. 하지만 올초 인도네시아 대선 영향으로 공무원 연금 대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순이익도 함께 줄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타개책으로 비이자수익 확대를 주문했지만, 빠른 개선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의 제한으로 본사 인력을 파견하기가 어려워 자산관리(WM) 확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파생상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것도 당국 허가가 관건이다.

◇1분기 진도율 저조…공무원 쿠펜 대출 지연 ‘발목’

우리소다라은행은 우리은행이 해외 확장 거점으로 키우려는 곳이다. 우리은행의 인니법인과 현지 소다라은행을 2014년 말 합병해 출범했다. 신한은행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베트남과 달리 우리은행이 국내 시중은행들 중에서는 앞서가고 있다. 이에 신한은행의 베트남처럼 인도네시아를 우리은행의 ‘세컨드 홈’으로 키우기 위해 힘을 집중하고 있다.

해외 확장의 핵심축이지만, 올해 1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 1,2월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890만달러, 837만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목표 대비 진도율이 84%, 72%로 저조한 수준이었다. 3월 실적을 포함하더라도 환산 진도율이 80%대 초반으로 전년 월평균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전략회의에서 우리소다라은행의 실적 부진을 지적했다고 전해진다. 인도네시아 지역 특성상 한국 진출 기업이 많아 여신 성장을 이뤄내기 수월한 곳임에도 예상보다 진도율이 낮은 수준에 맴돌아서다.

쿠펜 대출(KUPEN)이 발목을 잡았다. 쿠펜 대출은 군인 등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연금 담보 대출로, 향후 수령하는 연금을 담보로 실행하는 대출이다. 중산층이 탄탄한 인도네시아에서 인기를 끌며 우리소다라은행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대출자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리테일대출 1304억원 중 83%에 달하는 1085억원이 쿠펜 대출이었다.

변수는 올해 2월 인도네시아 대선이었다. 공무원 및 군인들이 대선 결과에 따라 월급 인상을 기대하면서 쿠펜 대출 시기를 늦췄다. 또한 기업들도 대선 이후로 신규 여신 및 투자를 지연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1, 2월 여신 성장세가 주춤했다.

다만 우리소다라은행은 대선이 끝나면서 다시 대출 실적 회복세를 예상하고 있다. 대출 시기를 늦췄던 쿠펜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또한 기업여신에서도 지난해 12월 말 실행이 연기됐던 2500만달러 중 2000만달러는 이미 실행됐고, 추가적으로 5000만달러 규모의 대출이 들어올 전망이다.

◇주재원 적은 인니, WM보다는 파생상품 통한 비이자수익 확대 주력

조 행장이 이번 회의에서 강하게 주문한 건 비이자수익 확대 방안이다. 조달금리 인상으로 이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세인데다 캐시카우인 쿠펜대출도 흔들리는 만큼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우리소다라은행은 그간 비이자이익을 수출입금융과 개인여신 보험 수수료에 의존해왔다. 지난해 6월 기준 리테일 비중이 49%로 높은 편이지만, 아직 WM(자산관리)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부코핀 은행을 인수한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만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WM 관련 수요를 이미 만디리, DBS 은행과 같은 현지 대형 은행이 모두 흡수하고 있어서다.


외국계 은행으로 주재원 수가 적다는 점도 WM 사업 확대를 어렵게 하는 요소다. 자산가 대상 WM 확대를 위해서는 국내의 WM 노하우와 인력을 현지에 이식하는 게 중요하다. 본사 직원들이 직접 가서 현지 직원들과 소통하며 토양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주재원 수와 근무기간(최장 4년)이 이미 정해져 있어 인력을 파견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우리소다라은행에 파견 간 본사 직원 수는 7명으로, 베트남 35명과 비교해 현저히 적다.

현지 WM 확장보다는 기초체력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먼저 파생상품 데스크를 만드는 게 최우선 과제다. 파생상품 서비스는 베트남법인에서 먼저 운영하기 시작해 성공한 사업이다. 필요한 기업들에 포워드(Foward, 통화선도), F/X Swap, IRS(이자율스왑), CRS(통화스왑)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생상품 수요가 있는 기업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와 함께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올해 중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