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이마트 출범]트레이더스와 매입 조직 일원화, 바잉 파워 승부수최근 상품본부 산하 내부 조직 개편 실시, 원가 경쟁력 확보 사활
정유현 기자공개 2024-04-22 07:23:56
[편집자주]
신세계그룹 주력 계열사 이마트가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착수했다. 2024년 정기인사에서 인적 쇄신을 단행했고 이에 맞춰 전 계열사의 사업구조를 수술대에 올렸다. 이마트에브리데이 흡수합병은 환골탈태(換骨奪胎)로 재도약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의 첫 걸음이다. 이를 추진하고 있는 주요 경영진과 이들이 그리는 '통합 이마트'의 면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유사 법인 합병뿐 아니라 내부 조직도 손을 보며 '통합 이마트' 체제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매입 조직을 한 덩어리로 뭉쳤다. 바잉 파워를 높여 상품과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이다. 내년을 통합 시너지의 '원년'으로 삼은 만큼 효율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18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주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에 각각 운영되온 매입 조직을 통합시키는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상품본부산하에 통합 매입 조직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개편으로 100여명 대의 규모있는 조직으로 거듭났다. 이마트나 트레이더스에 입점될 상품과 가격을 결정하고, 어느 매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판매할지 등 상품 매입과 판매에 관해 결정을 내린다. 유통의 핵심인 바이어가 소속된 조직이다.
한채양 대표 체제로 변경된 후 이마트는 통합을 통한 가격 리더십 회복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바잉 조직 전문화'를 추진했고, 이 같은 고민이 최근 조직개편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정기 인사를 통해 통합 상품본부가 출범한 후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후속 조치다. 상품본부장은 황운기 전무가 맡고 있다.
이마트 사업부는 크게 일반 대형마트인 할인점사업부(이마트),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사업부(트레이더스),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 등의 전문점 사업부로 나뉜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는 취급하는 제품 구성에 차이가 있다.
이마트는 취급하는 상품 종류 수(SKU)가 약 2~3만개 수준이다. A급 매장의 경우 SKU가 5만개 정도다. 트레이더스의 SKU는 약 3600~4000개 수준이다. SKU가 이마트보다 적은 대신 대용량 제품 등을 기획하기 때문에 한 품목당 매출은 이마트보다 높은 편이다. 이마트보다 매장 상품 배치 등의 운영 구조도 간소해서 더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다. 단순하게 구분을 하자면 이마트는 소량 판매, 트레이더스는 대량 판매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에 통합 조직을 출범시키면서 매입 규모 확대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삼겹살을 예로 들면 기존에는 이마트 축산바이어와, 트레이더스 축산바이어가 각개 전투를 벌였다면 통합 축산 바이어가 컨트롤하게 된다. 기존에는 이마트 물량, 트레이더스 물량이 나뉘었지만 이제 통합 바이어가 물량을 대량으로 소화하는 것이다. 대량 구매시 원가가 절감되는 시장의 원리를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더 싼 가격에 제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마트 창사 이래 매입 조직을 통합하는 것은 첫 시도이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통합 작업을 통해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상품 매입과 조직·물류 기능을 통합했다. 중복 업무로 인한 추가 비용을 줄이고 인력 배치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다.
상품코드를 일원화하고 파트너사와 데이터 등을 통합해 공동 구매 프로젝트와 통합 PB 브랜드 상품등을 출시했다. 이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4% 증가한 8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감소했지만 통합 효과에 따라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 흑자를 냈다.
이마트도 이마트에브리데이 법인 흡수 합병뿐 아니라 내부 조직 정비를 추가적으로 실시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매입 부문을 통합하는 내부 조직개편을 실시했다"며 "통합 조직을 통해 바잉 물량을 늘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재무개선' AJ네트웍스, 조달비용 '확' 낮췄다
- '9년만에 엑시트' 한앤코, 한온시스템 거래구조 살펴보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인수한다
- [수술대 오른 커넥트웨이브]2대주주 지분매입 나선 MBK, 주식교환 카드 꺼냈다
- [이사회 모니터]이재용 에이비프로바이오 대표, 바이오·반도체 신사업 '드라이브'
- 와이투솔루션, 주인 바뀌어도 '신약' 중심엔 美 합작사 '룩사'
- 아이티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본격 출범
- 아이에스시, AI·데이터센터 수주 증가에 '날개'
- [이사회 모니터]서정학 IBK증권 대표, ESG위원회도 참여 '영향력 확대'
- SW클라우드 '10주년' 폴라리스오피스, “초격차 밸류업”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바이어 人사이드]30년 쌓은 델리 코너 노하우, 경쟁력 강화 핵심 '열쇠'
- '공사 재개' 기대감 CJ라이브시티, 이사회 전열 재정비
- [바이어 人사이드]노브랜드, 본업 경쟁력 강화 히든 '조커' 등극
- [바이어 人사이드]"공간의 한계가 오프라인의 강점, 상품력으로 연결"
- [바이어 人사이드]고물가·왕서방 '이중고' 유통가, 품질·가격 잡기 '사활'
- 삼양그룹, 알짜 계열사 엔씨켐 IPO 준비 본격화
- [통합 이마트 출범]트레이더스와 매입 조직 일원화, 바잉 파워 승부수
- [thebell desk]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의 과제
- [에뛰드는 지금]외형 확장 전략 본격화, '글로벌·온라인' 승부수
- 꿈비 박영건 대표, 첫 콜옵션 카드 손에 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