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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기업 데드라인 점검]SSG닷컴, 풋옵션 숙제 풀었지만 '여전히 갈길 멀다'주주간 계약 따라 '풋옵션 조항' 협의중…이커머스 플랫폼 투심회복이 '관건'

이정완 기자공개 2024-04-24 13:47:29

[편집자주]

2010년대 후반 유동성 파티가 벌어지던 시기 많은 기업이 신사업 육성과 지배구조 재편을 위해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탈(VC)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받았다. 대기업 계열사와 유니콘 기업 기대주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도 그 대상이었다. 투자 받을 때만 해도 장밋빛 전망이 우세했지만 기대만큼 사업이 성장하지 않았거나 우호적인 시장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결국 상장을 포기한 기업도 나타났다. 더벨이 IPO 데드라인을 앞둔 기업의 상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9일 10: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SG닷컴의 IPO(기업공개) 관련 풋옵션(매수청구권) 데드라인이 이달 말 다가온다. 2018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와 BRV캐피탈로부터 투자 유치한 1조원에 대한 청구서를 받는 셈이다.

SSG닷컴 최대주주인 이마트와 신세계는 풋옵션 조항 발동 요건이 해소됐다고 여기고 있다. 총거래액(GMV) 기준과 IPO 가능 요건을 충족해 재무적투자자(FI)의 주식을 사지 않아도 된다. FI와도 최종적으로 계약 내용을 확인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FI의 자금회수를 위해선 결국 IPO가 필요하다. IPO를 위해선 모든 이커머스 기업이 그렇듯 실적 개선이 최우선 과제다. 여전히 1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위축된 그로서리(식료품) 외형 확대는 물론 B2B(기업간 거래) 비즈니스까지 뛰어들면서 전방위적으로 수익성 확보를 추진 중이다.

◇여전히 '잠잠한' IPO 움직임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신세계는 2018년 1조원 투자를 약속 받을 때 오는 30일까지 총매출 요건과 IPO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다음달 1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어피너티와 BRV캐피탈의 소유주식 전부를 사들이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플랫폼 육성을 위해 이마트와 신세계로부터 온라인 사업을 물적분할해 하나로 합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물류·배송 인프라, 상품 경쟁력, IT 기술 향상에 투자하기 위해 외부에서 투자자를 찾았다. 어피너티와 BRV벤처스는 2019년 7000억원을 일차적으로 투자하고 3000억원을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대규모 지분 투자를 받았기에 SSG닷컴의 IPO 추진설은 잊을 만하면 나왔다. 2021년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을 때는 이듬해 상장이 거론됐다. 지난해 10월 G마켓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이인영 대표이사가 한국거래소를 직접 방문했을 때에는 올해 상장이 본격화될 것이란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IB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현재 이렇다 할 상장 관련 절차에 나서지 않고 있다. 약 6년 전 맺은 풋옵션 발동기한이 다가왔음에도 여유롭다. 이는 풋옵션 조항과도 관련이 있다. 2023년 약 5조원 넘는 GMV와 복수의 IB로부터 IPO 가능 의견을 받으면 사실상 소멸된다고 알려졌다. SSG닷컴의 GMV는 이미 2022년 5조원을 넘겼다.

IB업계 관계자는 "SSG닷컴 최대주주인 이마트와 신세계가 풋옵션 발동 트리거를 해소했다고 여겨 지난해 말 관련 부채를 제거했다"며 "풋옵션 부담을 덜었으니 조급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공시한 작년 사업보고서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SSG닷컴 지분 45.6%를 들고 있는 이마트는 2022년 사업보고서에서 SSG닷컴에 대한 풋옵션을 자기지분 매입 의무로 판단해 5879억원의 금융부채를 인식했다. 이 같은 기조는 지난해 3분기 보고서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2023년 사업보고서에선 "매수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해 금융부채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SSG닷컴 관계자는 "4월 말까지 FI와 계약 내용을 최종적으로 확인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1000억 넘는 적자 지속…반등 가능할까

상장을 위한 시간을 확보한 만큼 실적 개선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2019년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이래로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속 늘어나던 외형도 주춤했다.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6784억원으로 2022년 1조7447억원에 비해 4% 줄었다. 2021년부터 시작된 1000억원 넘는 영업적자도 이어졌다.


SSG닷컴이 투자 유치 무렵 목표한 상장 시 기업가치는 10조원 수준이다. 2022년 FI로부터 약속된 3000억원을 추가 출자 받을 때 평가 받은 몸값은 3조3333억원이었다. FI 입장에선 10조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는 넘는 가치를 인정 받아야 하는데 현재 시장 상황이라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 SSG닷컴 입장에선 전통 방식의 밸류에이션(Valuation)이 아닌 매출과 총거래액에 연동한 평가를 원하는데 이 역시 증시 호황기에 적용되던 방식이었다.

결국 SSG닷컴은 주식시장이 살아날 때까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론 지난해 매출 감소가 그로서리 실적 감소 영향이 컸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명품, 패션에 집중해 비식품 성장세가 뚜렷했지만 식료품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반전을 위해 이마트 내부 공간을 활용한 물류센터로 익일 배송을 강화할 계획이다.

SSG닷컴이 대형 IPO를 위한 시장 여건을 기다리는 것처럼 IB업계 전반에선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을 바라보는 투심 회복이 선결조건이란 분석도 나온다. 적자가 지속되는 플랫폼 기업은 상장에 도전했다가 철회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컬리도 2022년 3월 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지난해 1월 결국 IPO를 미루기로 했다. 심지어 흑자 기업인 오아시스도 피어그룹 투심 부진에 지난해 2월 수요예측 이후 상장을 철회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에서 쿠팡의 독주 체제가 확고해져 경쟁사의 투심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투자 받을 때만 해도 성장 기대감이 컸지만 지금은 사모펀드 운용사도 현실적인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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