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09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업체(OSAT) 아이텍이 5나노미터(nm·10억분의 1ｍ)급 첨단 반도체 검사 장비를 보강해 테스트 역량을 강화한다.

2일 아이텍에 따르면 최근 205억원의 5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했다. 세계적인 장비회사 어드반테스트(Advantest)사의 첨단장비(V93K-PS5000)를 매입해 테스트 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이 장비는 5나노급 반도체 제품을 테스트하는 장비로, 한 대에 수십억원을 할 정도로 고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CB로 확보한 자금 중 150억원을 시설자금으로 사용하는데, 내년 말까지 2년간 이 첨단 장비를 매입하는 데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는 올해 인건비와 연구·개발(R&D) 자금 등 운영비용으로 쓸 예정이다.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자동차 시대 개화로 고집적·고단가 반도체가 늘어나는 가운데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장비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이텍 측은 "지난해 같은 검사 장비를 도입했으나 데모장비로 운영 중이었다"며 "전기자동차나 AI 관련 반도체 제품을 테스트하기 위해 5나노 장비를 추가로 더 도입하겠단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텍은 지난해 반도체 불황 여파로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수요가 감소하면서 적자 전환했으나 올해 턴어라운드(흑자전환)과 성장을 목표로 캐펙스(CAPEX·설비투자액)를 늘릴 것으로 점쳐진다. 아이텍의 지난해 별도재무제표기준 매출액은 약 347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3% 감소했다. 약 4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부터는 5나노 장비가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하며 신성장동력이 고 사업 환경도 지난해보다 우호적인 만큼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지난 5년간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캐펙스에 약 77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캐펙스가 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운영비로만 55억원을 투자하는 데다, 단순 계산으로 시설자금 150억원의 절반인 75억원이 올해 안에 투입된다고 가정하면 130억원이 캐펙스로 지출되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캐펙스 집행액 추이를 보면 투입액이 가장 컸던 지난해 109억원을 투자했다. 기본적인 설비 유지·보수 비용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캐펙스는 130억원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시장 호황기였던 2018년 투입했던 캐펙스가 약 137억원이었다. 전기자동차와 AI 등 반도체 투자 흐름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지출을 늘려서라도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서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이텍은 약 177억원의 순차입금이 있다. 차입금 의존도가 40.7% 정도고, 부채비율은 약 25.6%로 재무건전성은 우수한 편이다. 남은 사채 잔액은 제4회 무기명식 무보증 무담보 사모 전환사채 201억원어치다. 4회차의 경우 현재 전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시점이 도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