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25일 07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경영리더(임원)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임직원을 직접 영입해 구성하는 경향이 있다. 브랜드전략실을 넘어 CJ ENM의 주요 사업부문인 엔터테인먼트 경영 전반을 주도하기도 한다.이런 모습이 특별할 것은 없다. 다만 티타임(Tea Time)으로 면접을 대체하기도 한다는 점이 화제다. 정장을 입고 본사에 들어가 순번을 기다리다가 면접관 앞에서 자기소개와 지원동기를 설명하는 등 틀에 박힌 형식을 원하지 않는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여러 면접관이 쏟아내는 혹은 간헐적인 질문에 응답하는 내용이 후보자의 역량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잣대일지에 대한 의문이다. 이 경영리더는 그보다 티타임을 가지며 편하게 오가는 대화 속에서 후보자의 생각과 시장 분석·전망에 집중한다.
한 관계자는 "인사 담당자에게서 한 번 본사를 찾아오라는 연락을 받고 당일에 갑자기 티타임을 가졌다"며 "처음에는 가벼운 근황에서부터 시작해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드라마, 음악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면접이라고 하기에는 평범한 만남과 같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대화 속에 '뼈 때리는' 질문을 가볍게 던진다. "최근 개봉한 OOO는 사실 흥행에 실패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질문으로 보이지만 콘텐츠 시장이 나아가야 방향이나 원론적인 토론이 아닌 면접자의 진담을 원했다. 작품의 내러티브, 연출, 마케팅, 타깃 분석 등 다양한 시각에서 원인을 진단해보는 시간이다.
이를 보면 사실 티타임 면접이 형식을 깬 것일 뿐 여러 분야에 대한 상식과 콘텐츠 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야만 답할 수 있는 까다로운 대화였다고 회상했다. 티타임 내내 화기애애했지만 이런 분위기에 젖어 방심을 하는 순간 날카로운 질문이 날아왔다.
1985년생인 그는 2011년 CJ제일제당 대리로 입사해 역량을 배양시키며 CJ ENM 경영리더까지 오른 인물로 평가받는다. 오너일가를 향한 '특별대우'에 의존하기보다 나름대로 밑에서부터 실력을 쌓고 입증을 받으며 경영에 참여했다.
이 경영리더에게 면접은 이와 같이 자신이 갖춘 식견과 성과를 대화 속에서 증명해내는 과정일거다. 미리 준비해온 지원동기와 목표·전략에 집중하지 않는다. 망작(亡作)이 나오면 거기에 머물지 않고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통찰을 요구한다.
생각의 공유를 요구하는 이 경영리더. 대화를 해보면 상대방의 정서와 생각의 흐름을 짐작해볼 수 있다. 티타임이 끝나갈 때쯤 그는 면접자의 영입을 결정지었을 거다. 그리고 그 조직이 이제 CJ ENM의 미래를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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