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경영분석]ABL생명, 투자부문 금리효과에 흑자…진짜는 '회계효과'전년 대비 투자손익 1557억 급증…IFRS9 도입 이후 FVPL 평가손익 전화위복
강용규 기자공개 2024-04-25 12:51:3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6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BL생명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투자부문 손익이 금리 효과에 힘입어 대폭 개선되며 전체 이익 증대를 견인했다.원래 ABL생명은 2022년에도 흑자를 거뒀으나 지난해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2022년 실적이 흑자에서 적자로 수정됐다. 2022년 적자전환의 주된 이유였던 회계변경이 2023년에는 오히려 흑자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리 하락에 FVPL 평가손익만 2369억
ABL생명은 금융감독원 업무보고서 기준으로 2023년 순이익 804억원을 내 전년 순손실 493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324억원이었으며 보험손익이 388억원, 투자손익이 936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2022년에는 보험손익 159억원, 투자손익 -621억원을 합쳐 46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1년 사이 보험손익이 229억원, 투자손익이 1557억원씩 각각 증가한 것이다. 큰 폭의 투자손익 개선이 흑자전환으로 이어진 셈이다.
ABL생명은 2022년 대비 금리가 낮아진 덕분에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의 평가이익이 증가한 점을 2023년 투자손익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설명했다.
ABL생명이 보유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FVPL)의 공정가액은 2023년 말 기준으로 총 3조1452억원이었다. 측정 평가이익은 3200억원, 평가손실은 832억원으로 2369억원의 평가손익이 발생했다.
다만 2023년의 FVPL 평가손익을 전년도와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2022년 ABL생명의 FVPL 총계는 3865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ABL생명이 단 1년만에 FVPL을 급격히 늘리며 금리 하락기의 평가이익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아니다.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자산 분류법이 달라진 결과다.
◇IFRS9 도입만으로 급감한 투자손익
지난해 보험사 회계기준서가 보험부채를 원가로 평가하는 IFRS4에서 보험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새 회계기준서 IFRS17로 변경되면서 보험사들은 금융자산 분류기준에 대해 그간 적용을 미뤄 왔던 새 회계기준 IFRS9를 함께 도입하게 됐다.
IFRS9는 금융자산을 먼저 지분상품과 채무상품으로 구분하고 채무상품을 현금흐름과 사업모형에 의해 분류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금융자산 관련 회계기준 IAS39는 금융자산의 현금흐름 특성과 사업모형을 구분하지 않은 채 공정가치를 측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회계불일치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IFRS9의 도입으로 ABL생명은 2022년 재무제표에 대대적 수정을 가했다. 주된 영향은 2022년 말 기준 8조911억원의 상각후원가측정 금융자산이 사라진 대신 FVPL이 3865억원에서 2조9923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2022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금리가 수직 상승하던 시기였다. 급격하게 불어난 FVPL에서 평가손실이 적잖게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ABL생명은 2022년 IFRS4 회계기준서상 투자손익이 6519억원(책임준비금 전입액 제외 기준)으로 집계됐으나 IFRS17 회계기준서에서는 투자손익이 -621억원까지 급감했다. 이에 순이익도 IFRS4 기준 120억원 흑자에서 IFRS17 기준 462억원 적자로 수정됐다. 결국 ABL생명의 2023년 흑자전환은 2022년 불리하게 작용했던 회계효과가 유리하게 작용한 전화위복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3년 회계기준 변경으로 보험사들의 재무관리능력을 회계 '노이즈' 없이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숫자상의 이익 관리보다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의 합리적 리밸런싱이 보험사 재무관리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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