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최대주주 바뀌는 한온시스템, 관전 포인트는 포드 출신 최고경영진 및 이사회 교체 전망…배당 축소 기조는 지속될 듯
조은아 기자공개 2024-05-09 07:34:19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3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온시스템이 10년 만에 사모펀드(PEF) 운용사 품에서 벗어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새 주인으로 맞는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는 건 역시 최고경영진의 변화다. 그간 한앤컴퍼니 아래 큰 변동이 없었던 포드 출신 임원진에 대대적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배당 축소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온시스템은 그간 유지하던 고배당 기조를 올해부터 포기했는데 당분간은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집행임원제도 운영...포드 출신 경영진 거취 주목
현재 한온시스템 이사회는 기타비상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으로 이뤄져 있다. 회사 내부에서 경영을 직접 이끄는 인물은 이사회에 몸담고 있지 않은데 이는 한앤컴퍼니가 피인수 회사에서 집행임원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을 수행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해 운영하는 제도다.
기타비상무이사 4인 가운데 한앤컴퍼니 측 인사는 윤여을 회장, 배민규 부사장, 이동춘 부사장 등 3명이고 한국타이어 측 인사는 서정호 부사장 1명이다. 그간 한국타이어는 지분 19.49%를 보유한 2대주주였음에도 경영 참여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서정호 부사장을 제외하면 주요 임원 가운데 미등기임원인 홍주웅 경영전략 담당 임원만 한온시스템에 몸담고 있다.

회사 경영을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하는 집행임원들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포드 출신이다. 한온시스템은 1986년 포드와 한라그룹(만도기계)의 합작으로 출범했다. 외환위기 이후 한라그룹의 지분이 전부 넘어가면서 1998년 포드 산하의 비스테온 계열로 편입됐다. 이후 한라비스테온공조로 이름이 바뀌었고 2000년 포드에서 독립했다.
지금은 지분 관계가 없지만 한때 포드 계열이었던 만큼 주요 경영진 역시 포드 출신이 많다. 대표집행임원인 너달 쿠추카야 사장과 나가 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 사장 모두 포드에서 근무하다 한라비스테온공조 시절 이동했다.
둘 모두 오랜 기간 재직한 만큼 회사는 물론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앤컴퍼니가 이들을 중용한 이유 역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역시 10년 동안 2대주주로 회사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본 만큼 한국타이어 출신 임원들으로 주요 경영진이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배당 축소 기조는 계속될 듯
배당을 비롯한 주주친화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온시스템은 전통적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 외국계 기업과 합작 투자 방식으로 설립된 태생적인 배경이 고배당 기조로 이어졌고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가 된 뒤에는 분기마다 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친화적인 성향이 더욱 강화됐다.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인수를 마무리 지은 이듬해인 2016년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했다. 투자금 회수에 안전장치를 둔 셈인데 이후 매년 배당성향이 50~60%를 웃돌아 코스피 상장사 평균(37%)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한온시스템의 배당성향은 64%에 이르렀다.
그러나 올해는 분기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한온시스템은 3월 "2024 사업연도에는 분기배당 없이 연간 경영실적을 반영해 장기 예측 가능한 이익 수준에서 결산배당 여부와 그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년간 누적된 투자 부담과 실적 부진으로 배당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이미 한국타이어로의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던 것으로도 해석되는 행보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무리해서 배당금을 많이 받을 필요가 없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조9731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올해 역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굳이 잉여현금흐름이 수년째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는 한온시스템에서 배당금을 두둑하게 챙길 필요가 없다는 관측이다. 한온시스템의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은 2021년 -1775억원, 2022년 -4576억원, -4672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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