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0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 올해 SNS에서 큰 유행을 끈 밈(meme)이다. 2021년 12월 말 방송 뉴스에서 포착된 빙판을 걷는 고양이가 뒤늦게 화제다. 벌써 여름이 성큼 다가왔지만 얼어붙은 한강의 모습이 패러디나 챌린지 형태로 널리 퍼졌다.꽁꽁 얼어붙은 건 이뿐만이 아니다. 저축은행업계 M&A도 때아닌 한파를 맞았다. 작년 7월 금융위원회는 비수도권 저축은행에 한해 동일 대주주가 최대 4개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경쟁력이 약한 지방 중소형저축은행이 큰 회사 품에 안기도록 길을 열어줬다.
그러나 지금까지 저축은행 M&A는 단 한 건도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해 매물로 거론된 저축은행만 6~7곳에 달한다. HB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OSB저축은행 등이 대표적이고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대주주 적격성 충족을 위해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해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저축은행업계에선 10년 넘도록 전체 79개사로 저축은행 수가 고정된 구조도 기형적이란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등으로 신규 영업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적 변화 속 비수도권 저축은행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수도권, 비수도권 가리지 않고 메가 저축은행을 만드는 게 대안으로 제기될 정도다.
지방 소형저축은행 입장에서도 규제가 덜한 자유로운 M&A가 필요하다. 1세대 오너 경영인이 점차 고령화되면서 가업승계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상속세율이 최대 65%에 이르러 상속도 쉽지 않다. 지분 매각이 현실적인 방법으로 꼽히는데 지방 소형사일수록 업황이 부진해 이마저도 쉽지 않다.
결국 저축은행을 인수할 여력이 풍부한 금융그룹 큰 형님들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당국이 이들에게 저축은행을 더 인수하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했다는 얘기도 업계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수도권 저축은행을 보유한 상태고 충청 기반 저축은행을 가진 우리금융그룹 정도만 손이 남은 상황이다.
저축은행 M&A에 해빙 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유로운 시장 재편을 위해 빗장을 완전히 풀고 미래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적극적인 M&A를 통해 전체 업계의 건전성과 기초체력을 높여 서민 금융 안전망이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결단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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