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일본시장 공략법]'중국→일본' 뒤바뀐 격전지, 해외사업 전환점 섰다①[총론]중국 비중 낮추기 '사활', '인수합병·리브랜딩' 등 상이한 진출 전략
김혜중 기자공개 2024-05-10 07:34:11
[편집자주]
그간 화장품 업계에서 '해외 사업'은 곧 '중국'이었다. 한때 국내 화장품 수출액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상회할 정도였다. 다만 사드와 코로나19라는 겹악재를 거치면서 그 위상은 현저히 낮아졌고 화장품 업체들은 북미와 일본 등 해외 시장 다변화에 나섰다. 더벨은 업체별 일본 시장 진출 과정을 톺아보고 향후 확장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업계의 해외시장 전략이 급변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을 선보이며 'K-뷰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화장품 업체들은 전성기를 구가하며 매년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해왔다.그러나 2017년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 2020년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성장세가 주춤한다. 리오프닝 이후 실적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중국 내 소비 부진, 유커의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오히려 실적은 악화됐다.
국내시장은 이미 과포화 된 상황 속 화장품 업체들은 해외 사업 구조 재편에 들어갔다.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북미와 일본을 중심으로 확장정책을 펼치며 중국 비중 낮추기에 나섰다. 각 사는 현재 미국 시장을 넘어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일본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여전히 부진한 중국 시장, 대안으로 떠오른 '일본'
중국 시장에서의 회복이 더뎌지자 화장품 업체들은 가장 먼저 북미 시장을 바라봤다. 중국 다음으로 큰 북미 시장을 현지 기업 인수, 온라인 시장 공략 등으로 제품군과 판매처를 다각화하면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나갔다.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화장품 시장 규모 3위에 달하는 일본 시장 공략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기초화장품을 중심으로 공략에 나섰다면 일본 시장은 색조 화장품을 토대로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2023년 기준 일본으로의 화장품 수출액은 총 8억605만달러로 직전연도(7억4607만달러) 대비 8% 증가했다. 전체 화장품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5%에 달한다.
2024년 1분기에도 일본 시장에서의 수출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1분기 일본 시장 화장품 수출액은 2억4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전체 화장품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4%까지 늘어났다. 매출 구성을 살펴보면 색조화장품이 34%, 기초화장품이 24%, 선크림 등 기타 화장품이 24%를 차지했다.
다수의 화장품 업체들이 일본 내 젊은 연령층을 타깃으로 잡고 시장 확장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내 10대~20대를 중심으로 'K-뷰티' 열풍이 불고 있고, 이에 따라 색조 화장품 수요를 공략하면서 시장에 진출한 결과"라며 "세계 3위 규모에 해당하는 일본 시장에서 마침 한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고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기반을 다진 '에스트라'와 '헤라' 브랜드를 현지에 맞게 리브랜딩 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팝업스토어와 프로모션 행사를 개최하면서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적극적인 M&A도 이어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23년 9월 일본 뷰티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 힌스(hince)의 모회사 비바웨이브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클리오는 올해 초 일본 화장품 판매업체 두원과 수입 대행업체 키와미를 인수해 일본 시장 직진출에 나섰다.
◇'출혈경쟁' 우려 상존, 진출 전략 중요성 '증가'
국내 화장품 회사들이 앞다퉈 일본 시장으로 진출하는 상황 속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색조 브랜드 위주로 시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중소형 인디브랜드에 대한 수요까지 겹치면서 한정된 고객층을 사로잡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일본 시장 특유의 유통구조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화장품 시장은 매출의 절반 이상이 드러그스토어나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으로부터 나온다. 여기에 더해 통신에 의해 주문을 받고 우송으로 주문 상품을 인도하는 통신판매 등 독특한 판매 채널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의 일본 시장 진출은 주로 온라인 채널을 통한 유통망 확대, 주요 오프라인 매장 입점 등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정된 채널로 다양한 브랜드가 쏠리면서 마케팅 비용을 비롯한 투자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화장품 업체들은 현재 현지 기업 인수, 핵심 제품 리브랜딩, 제품군 다변화 등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면서 시장 안착을 위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외산 제품에 대한 저항성이 있기도 하고, 주로 색조 위주의 가성비 제품으로 다수의 기업이 진출하다 보니 제살 깎아먹는 영업 형태가 구축될 수 있다"며 "오프라인 시장 위주, 통신판매 등 유통시장도 우리나라와는 차이점이 있어 공략이 쉽지도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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