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엔터 지분 '블록딜'…손실 수십억 '감수' 평단가 10만원, 주당 9만원에 75만 주 매각...'투자 자산 효율화' 목적
이지혜 기자공개 2024-05-29 08:08:08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8일 10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상당수 처분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관계를 모색한다는 명분을 고려해도 지분을 많이 보유한 편인데 그렇다고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기에 현금화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오른 만큼 매각의 적기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다만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올랐는데도 하이브는 손실을 비껴가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브가 올 3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매입하면서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의 평단가가 상당히 높아진 탓이다. 산술적으로 하이브가 이번 블록딜로 감수한 손실은 최대 1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된다.
28일 하이브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 주식 75만5522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이날 매각하기로 했다. 처분금액은 684억원으로 주당 처분 가격은 9만531원이다. 하이브는 “투자 자산 관리를 효율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주관업무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하이브가 처분하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의 25.5%에 해당한다.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총 296만7759주, 지분 기준으로 12.45% 들고 있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이렇게 많이 보유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초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 전 총괄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매입했다. 그러나 카카오가 조 단위의 자금을 쏟아부으며 공개매수 전쟁을 벌이자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포기했다. 지금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와 지분 제휴 관계를 맺으며 시너지를 낼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지분 제휴를 고려하더라도 하이브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은 많은 편이다. 그렇다고 카카오의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다. 이에 따라 지분 일부를 팔아 현금화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하이브가 블록딜을 추진한 27일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약 반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이날 9만5800원을 기록했는데 이 정도로 오른 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7만원대까지 떨어지며 부진할 때가 많았던 만큼 하이브가 지금을 매각의 적기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하이브가 이익을 보며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매각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하이브는 이번 블록딜로 손해를 봤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의 가격으로 설정한 9만531원은 전일(27일) 종가에 할인율 5.5%를 적용한 수준이다. 당초 하이브가 할인율은 4~5.5%로 설정, 최대 95만 주를 매각하려고 했던 것에 비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비싼 가격에 매입한 만큼 할인율을 크게 설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블록딜 치고 할인율이 비교적 적게 설정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하이브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의 평단가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는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9만2000~9만3000원대로 떨어질 때까지는 손실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평단가에 대해 간접적으로 밝혔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봤을 때에도 하이브가 매입한 SM엔터테인먼트 주식 평단가도 여기에 근접한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 지분과 공개매수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15.78%를 주당 12만원에 매입했지만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응해 6.97%를 주당 15만원에 되팔았다. 이에 따라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매입 평단가는 9만6000원선이 됐다.
그러나 올 들어 변수가 생겼다. 이 전 총괄이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3.64%를 주당 12만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매입 평단가는 10만원을 넘고 말았다.
이를 기준으로 살펴본 SM엔터테인먼트 주식 75만5522주의 가치는 780억원 정도다. 그러나 하이브는 이를 684억원에 팔기로 했으니 산술적으로 따지면 90억원이 넘는 손실을 감수하게 된다.
평단가도 더 상승한다. 하이브가 손해를 감수하고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팔면서 주식 평단가는 10만원대 후반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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