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GA 감시 강화, 업계 '옥석 가리기' 계기 될까 단기납종신·경영인보험 '불건전 모집질서' 수면위로… GA 내부통제 평가모델 개선 예고
강용규 기자공개 2024-06-03 12:27:28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09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감독 당국이 GA(법인보험대리점)를 향한 감시의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준법감시인에 이은 CEO 간담회, 위법계약 자진신고기간 운영 등 일련의 행보에는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GA채널의 영업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당국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보험업계에서는 생명보험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단기납종신보험과 경영인정기보험을 당국이 특히 주시하는 상품으로 꼽는다. 이들은 GA 설계사에 제공되는 수수료가 높아 불완전판매나 위법계약이 이뤄질 유인이 크다.
GA업계에서는 대형 GA들의 경우 이미 내부통제와 관련해 높은 수준의 컴플라이언스를 구축한 만큼 해당 상품들에 대한 감시 강화가 건전 GA와 불건전 GA의 시장 경쟁력 격차를 더욱 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금감원의 GA 내부통제 감시 단계적 강화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6월 중 GA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형 GA의 내부통제 운영실태 평가모델을 개선하고 보완할 계획이다. 장기 유지율과 설계사 정착률 등 영업효율 관련 지표뿐만 아니라 작성계약(허위·가공계약)이나 부당승환계약 등 위법계약 관련 사전 통제활동의 여부도 평가모델에 반영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위법계약 관련 내부통제는 당국이 GA 영업실태와 관련해 크게 주의를 기울이는 분야다. 금감원은 한국보험대리점협회(GA협회)와 함께 과거 체결된 위법계약에 대한 자율신고기간을 7월31일까지 운영 중이다.
올해 들어 금감원은 GA들과의 접촉을 확대하며 GA업계를 규제의 사정권에 넣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4월 GA 준법감시인들을 소집해 내부통제 워크숍을 개최한 데 이어 5월에는 설계사 3000명 이상 대형 GA 18곳의 대표이사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설계사 3000명 이상 GA는 올해부터 시작되는 금감원의 GA업계 정기검사 대상이기도 하다.
일련의 경영인 소집을 통해 금감원은 GA업계의 내부통제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한편 모집질서 관련 이슈에 대한 경영인들의 통제 노력을 당부했다. 특히 위법계약이나 불완전판매에 대한 관심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IFRS17 회계기준 도입 전후로 보험업계의 CSM(보험계약마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위법계약이나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당국으로서도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보험 판매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GA채널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 감시강화, 건전 GA 재평가 계기 될까
보험업계에서는 당국의 감시 집중타깃이 단기납종신보험과 경영인정기보험이라고 본다. 단기납종신보험의 환급률 경쟁이 먼저 과열되자 올 초 금감원이 자율시정을 권고했고 이 상품의 매력이 낮아지자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경영인정기보험이다. 금감원은 경영인정기보험에 대해서도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단기납종신보험은 보장성보험인 만큼 CSM 확보에 유리하다. 때문에 생보사들은 이 상품을 더욱 많이 팔기 위해 GA 설계사들에게도 초회보험료의 700% 수준에 이르는 높은 수수료를 제공했다. 경영인정기보험은 소비자 풀이 좁지만 단건 계약의 규모가 커 원수 판매사에게 메리트가 적지 않았다. 여기에는 900% 이상의 더욱 높은 수수료가 책정됐다.
GA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 두 상품을 많이 판매할수록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만큼 경쟁적으로 판매에 나섰다. 그러나 단기납종신보험의 경우 보장성 상품임에도 환급에만 초점을 맞춰 저축성 상품인 것처럼 설명해 판매하는 불완전판매 이슈가, 경영인정기보험은 대리 명의인을 내세운 작성계약 이슈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는 당국이 두 상품의 영업 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GA업계는 이전부터 보험상품 비교설명제와 자율협약 등 자체적인 내부통제 노력을 지속해 왔다. 실제 GA채널의 불완전판매비율(불판율)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며 2022년부터는 생·손보를 가리지 않고 전속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단기납종신보험과 경영인정기보험으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오른 GA업계의 불건전 모집질서 문제가 모든 GA들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한 대형 GA 관계자는 "이미 자회사형 GA들이 원수보험사에 준하는 내부통제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면서 다른 대형 GA들도 이에 맞춰 내부통제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업계의 현 상황"이라며 "당국의 감시 강화는 결과적으로 건전 GA들의 경쟁력을 더욱 부각시키는 '옥석 가리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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