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준수율 80%' 현대건설, 이사회 지표 미이행 '옥에 티'집중투표제 악영향 우려, 내부감사부서 독립성 확보 가능성
전기룡 기자공개 2024-06-05 07:45:48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3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핵심지표의 일부 변동에도 준수율을 유지했다. 내부적으로 건전한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하겠다는 기조가 마련된 영향이다. 다만 미이행한 3개 핵심지표 가운데 과반 이상이 이사회 관련 항목인 점이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향후 집중투표제 등을 채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현대건설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3년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15개 핵심지표 가운데 12개를 이행했다. 준수율은 80%로 집계됐다.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대상 가운데 현대건설보다 높은 준수율을 기록한 곳은 삼성물산(86.7%)정도다.
일찍이 마련한 '기업지배구조 헌장'과 무관하지 않다. 기업지배구조 헌장은 '주주'와 '이사회', '감사기구'로 대표되는 핵심지표들을 준수하기 위한 규범이다. 독립적인 이사회의 감독 아래 주주가치를 창출하고 내부·외부 이해관계자들의 공통된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내재돼 있다.
'지속가능경영 추진체계'도 운영 중이다. 현대건설은 2021년 5월 세계경제포럼(WEF)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지표(Stakeholder Capitalism Metrics)'를 도입하고 4P 기반의 지속가능경영 추진체계를 채택했다. 여기서 4P는 번영(Prosperity)과 지구(Planet), 사람(People), 원칙(Principle)을 의미한다.
'윤리·준법경영 추진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 역시 이행하고 있다. 2021년 11월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37001)' 인증을 취득한 게 대표적인 행보로 거론된다. 일찍이 최상위 규범으로 통하는 '윤리헌장 및 신철규범'을 바탕으로 5대 원칙별 세부 컴플라이언스 규정도 마련한 상태다.
다만 현대건설의 노력에도 준수율을 보다 끌어올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번에 이행하지 못한 3개 핵심지표 중 구조적으로 준수할 수 없는 항목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이사회 핵심지표로 꼽히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와 '집중투표제 채택'이 있다.
먼저 현대건설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도록 규정한다. 이사회 진행과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할 경우 선임 사외이사제도를 운영해야 하지만 아직은 시행되지 않고 있다. 대신 이사회 구성원 중 사외이사를 과반 이상하는 배치하는 방식 등을 통해 투명성을 높였다.
'집중투표제 채택'도 향후 준수하기 힘든 이사회 관련 핵심지표다. 집중투표제는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행사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소수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지만 기업의 자율성 침해, 해외 펀드의 악용 등 부작용을 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현대건설은 집중투표제의 도입 취지에 공감하는 한편 경영활동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보다 우려했다. 그 결과 집중투표제를 채택하지 않는 대신 이사 후보의 경력과 같은 정보를 사전 제공하고 이사 선임 시 안건을 분리·상정하는 방식으로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감사기구 관련 핵심지표인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정도가 향후 개선 가능한 항목이다. 금융위원회는 내부감사부서가 구성원에 대한 인사권을 보유해야 독립성을 갖췄다고 판단한다. 현대건설의 내부감사부서는 재경본부 산하 재경기획팀이다. 본부가 재경기획팀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만큼 해당 지표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기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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