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 '승부수']SK그룹, 합병 검토에 주가 '출렁'…풀어야 할 숙제는SK이노베이션-SK㈜, 주가 '반대 행보'…합병가액 산정 '난관' 예상
박완준 기자공개 2024-06-24 13:29:57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7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검토 중이다. 그룹 안에서 관리 가능한 회사들을 합쳐 매년 수조원의 설비 투자금이 필요한 SK온 살리기에 힘을 싣겠다는 내용이 골자다.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소식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 모습이다. SK E&S의 자본을 SK온에 수혈해 1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다만 SK㈜ 주가는 합병 이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유출 우려에 하락세를 보였다.
◇하루 만에 주가 15% 뛴 SK이노, 합병설에 투심↑
시가총액 10조원이 넘는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하루 만에 15% 급등했다. 주가 급등세는 영업이익 1조원이 넘는 발전 및 전력판매회사 SK E&S와의 합병 소식에 따른 효과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대주주는 모두 지주회사인 SK㈜다. SK㈜는 SK이노베이션 지분 38%, SK E&S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두 회사가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하는 데 별다른 문제는 없다.
정유·화학·배터리·소재 등 사업을 하는 SK이노베이션(자산 약 86조원)과 발전소·LNG(액화천연가스)를 비롯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하는 SK E&S(약 19조원)가 합쳐질 경우 총 100조원이 넘는 규모의 통합 에너지 기업이 만들어질 수 있다.

하지만 SK E&S를 주 수익원으로 둔 SK㈜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앞서 SK㈜는 매년 SK E&S의 배당을 통해 그룹의 재무 부담을 완화했다. 실제 SK E&S는 지난 5년간 각각 7300억원, 6547억원, 3857억원, 6308억원, 5270억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과 합병 시 SK온 지원에 자금이 수혈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이날 3.95% 하락했다.
◇합병비율·이사회 문제…풀어야 할 과제 '산적'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하기 위해서는 각 경영진과 이사회가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합병 비율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반발 등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상장 여부에 차이점이 있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과 비상장사 SK E&S를 합병할 경우 상장사는 이사회 결의일 전날을 기준으로 1개월-1주일-최근일 평균종가를 산술평균하고, 비상장사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가중산술평균해 합병가액을 정한다.
하지만 합병비율 산정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4배에 불과해 합병 가치가 자산가치에 미달되기 때문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합병 시 PBR 1배에 맞춰 합병가액을 산정할 수 있다. 시가보다 높은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PBR 1배로 합병가액을 산정할 시 SK E&S가 불리한 조건에 놓인다. SK이노베이션의 가치를 높인 만큼 SK E&S의 평가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주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으로 거론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SK이노베이션 시가총액은 10조원까지 급락한 반면, SK E&S 순자산은 7조4000억원 수준"이라며 "향후 합병가액 산정에 따라 각사의 유불리 가능성이 상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NPL 자금조달 리포트]대신F&I, 공격적 투자에 단기조달 확대…NPL 매입 '적기 대응'
- [교보생명 SBI저축 인수]1위 저축은행 PBR 0.95배, 상상인그룹은 '난색'
- [Policy Radar]금융당국, SKT 사태 '비상대응본부' 구성
- [은행경영분석]농협금융, 예대업 약화…낮아진 비은행 기여도 '설상가상'
- [여전사경영분석]우리금융캐피탈, 대손비용 부담 확대로 실적 개선 제동
- [금융 人사이드]캠코 사장 단독후보에 정정훈 전 세제실장…'자본확충' 첫 시험대
- [은행경영분석]제주은행, 90% 넘는 지역 의존도…가파른 연체율 상승세
- [은행경영분석]BNK금융, 건전성 지표 저하 '밸류업 복병' 부상
- [금융사 KPI 점검/하나은행]본사 정책 평가 강화, '건전성·손님만족' 항목 힘줬다
- [Policy Radar]보험업법 규제 기준 킥스비율 130%로 낮아진다
박완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note]금호타이어의 '붉은 넥타이'
-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포니 매직' 이어간다...미국 매출 '1조' 돌파
- 기아 "1분기 '차종 믹스' 부진…美 관세 영향 5월부터"
- 현대모비스, 1분기 영업익 43% '껑충'
- [캐시플로 모니터]한국앤컴퍼니, 4년만에 현금 잉여…납축전지 궤도 '안착'
- 르노그룹, 핵심 허브 '부산공장' 낙점…'그랑 콜레오스' 주력
- [CAPEX 톺아보기]현대글로비스, 1년 만에 300% 증액…탄탄한 재무 '뒷받침'
- 현대차그룹, 적자 포티투닷 '美 드론 자회사' 청산
-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자산 2조 넘어서자 이사회 '확' 바꿨다
-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라인 두달만에 또 '스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