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 상장폐지]소액주주 반발, 공개매수가 상향할까③주주 참여 유인 크지 않아, 상폐 후 배당확대·유상감자 가능성 제기
변세영 기자공개 2024-07-03 07:42:17
[편집자주]
국내 토종 SPA 브랜드 탑텐과 의류 OEM 사업을 전개하는 신성통상이 유가증권시장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신성통상의 대주주인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서고 있다. 다만 공개매수 가격 등을 두고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거센 상황이다. 신성통상의 공개매수와 상장폐지를 둘러싼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7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성통상의 최대주주인 가나안과 2대주주인 에이션패션이 주식 공개매수를 통한 자진 상장폐지를 준비하는 가운데 공개매수 가격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가가 지나치게 낮다며 참여 의사를 내비치지 않는 분위기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신성통상 공개매수가가 상향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종가기준 주가는 2280원으로 공개매수가(2300원)에 이미 초근접한 상태다.
◇공개매수가 100원 올릴 때마다 32억 더 지출, 참여도는 '글쎄'
업계에 따르면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6:4 비율로 오는 7월 22일까지 신성통상 주식 공개매수를 단행한다. 주당 가격은 2300원으로 전체 매수 규모는 727억원 수준이다. 공개매수를 공시한 날(21일) 직전 영업일(20일) 종가인 2030원에 13.3% 할증한 규모다. 직전 3개월동안(2024년 3월 21일~2024년 06월 20일)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주가(1916원)와 비교하면 20.04% 할증된 금액이다.
6:4 비율로 공개매수를 단행하면 가나안은 약 436억원, 에이션패션은 290억원이 필요하다. 2023년 8월 말 기준 가나안의 현금성 자산은 692억원, 2023년 6월 기준 에이션패션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포함)은 755억원이다. 지분매입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지만 공개매수 이후 곳간의 크기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 속 신성통상 공개매수 가격이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신성통상 주가는 공개매수 발표 첫날(21일) 직전 영업일(20일) 대비 13% 상승한 2295원에 장을 마감했다. 발표 이틀 전(19일)과 비교하면 24.5% 상승한 수치다. 26일 종가기준 주가는 2280원에 형성되어 있다. 2300원에 초근접한 흐름을 이어오는 터라 주주들의 응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공개매수에 참여해서 얻는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공개매수가를 상향하면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이 투입해야 할 금액도 자연스레 늘어난다. 2300원 기준 전체 매수가가 727억원이라면, 만약 공개매수 가격을 100원만 올려도 총매수규모는 759억원으로 증가한다. 기존보다 200원을 더 올리면(2300원→2500원) 총매수규모는 64억원 늘어난다. 공개매수 가격을 100원씩 올릴 때마다 32억원씩 돈을 더 써야 한다.
가나안의 최대주주는 염태순 회장의 장남인 염상원 이사다. 염 이사는 주식 82.43%, 염 회장은 10%를 보유한다. 염 회장 부자의 지분을 합하면 92%에 육박한다. 에이션패션의 최대주주는 염 회장(53.3%)이다. 오너일가 입장에서는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이 낮은 가격에 신성통상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하는 게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다. 공개매수 여파로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의 현금 보유량이 줄면 오너일가에 돌아가는 배당도 그만큼 작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아직 공개매수 초기 단계다”라면서 “공개매수가 상향 등 추가적인 계획은 아직 전혀 결정된 게 없다”라고 말했다.
◇상폐 후 배당 늘리거나 유상감자 단행해 최대주주 자금보전 가능성
공개매수로 인한 자금투입을 보전받기 위해 신성통상이 자진 상장폐지 후 배당성향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함이다. 그간 신성통상은 자본시장에서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신성통상은 2012년 보통주 1주당 5원으로 총 2억5000만원을 배당한 이후로 장기간 현금 배당을 실행하지 않았다. 그러다 2023년 9월 이뤄진 정기주총에서 주당 50원, 총 72억원을 배당하는 안건이 가결되면서 기조가 다소 달라졌다.
마침 신성통상은 현금곳간도 넉넉하다. 2024년 3월 말 별도기준 신성통상의 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2666억원에 달한다. 배당 확대 여력을 볼 수 있는 이익잉여금은 3118억원에 달한다. 배당금 확대 지급이 문제가 없는 상황으로 관측된다.
상장폐지 목적 달성 후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이 유상감자를 통해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유상감자는 기업이 인위적으로 자본을 줄이면서 발생한 지분율에 따라 주주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행위를 뜻한다. 주주 입장에서는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된다.
이와 관련 기업회계 전문가는 “이익잉여금이 아무리 쌓여있어도 쓸 수 있는 돈과는 또 다른데 신성통상은 현금에 유동금융자산도 상당해 향후 배당확대나 유상감자를 단행하는 방식으로 최대주주가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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