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삼성증권, 리벨리온 '대표 파트너' 확보…주관 역량 입증경쟁사 공동주관 고사한 강수 적중…반도체 IPO 트랙레코드 '방점'
안준호 기자공개 2024-07-31 09:11:49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0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리벨리온 기업공개(IPO) 단독 대표주관사 지위를 확보하며 경쟁력 입증에 성공했다. 경쟁사 주관사단에 선정되었음에도 재차 도전에 나섰던 ‘강수’가 적중했다. 국내에 몇 없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트랙 레코드를 확보할 가능성도 커졌다.리벨리온 상장까지 맡게 되며 삼성증권은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전 분야에 폭넓은 주관 경험을 갖추게 됐다. 설계자산(IP) 기업부터 디자인하우스, 팹리스까지 상장을 성공시켰거나 주관사 지위를 따낸 상태다. 첨단 산업 분야에 강점이 있다는 특유의 색깔도 강해질 전망이다.
◇'공동주관' 고사한 삼성증권, 단독 대표주관 계약 따내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지난 26일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IPO 업무를 수행할 주관사로 선정했다. 삼성증권이 단독 대표주관을 맡고 한국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합류하는 구조다. 지난 5월 입찰제안요청서(RFP) 배포 뒤 두 달여 만에 상장 파트너를 확정했다.
리벨리온 주관사 선정은 치열한 경쟁 속에 진행됐다. 마찬가지로 신경망처리장치(NPU) 설계 기업인 퓨리오사AI가 한발 앞서 상장 준비에 나서면서 후보군은 좁혀졌다. 단 AI 팹리스 자체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극히 드물기 때문에 주관사 지위 확보를 위한 신경전도 치열했다.
주요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리벨리온의 제안서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경쟁사 주관 업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프레젠테이션(PT)에 참여한 곳은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5개 하우스였다.
결과를 놓고 보면 삼성증권의 참전 자체가 변수로 작용했다. 당초 퓨리오사AI 공동주관사로 선정되었으나 장고 끝에 지위를 고사했다.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회사 측과 소통했던 곳인 만큼 대표주관사를 맡아 상장을 이끌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빅딜’ 경험은 증권사 IPO 업무 수행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 관계자들이 RFP 배포 과정에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도 유사 업종, 기업의 상장을 이끌었던 경험이다. 최근 IPO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는 삼성증권으로서도 대표주관 트랙레코드가 절실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걸친 트랙레코드…IPO 경쟁력 재확인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가장 다채로운 반도체 IPO 트랙 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IP 기업 오픈엣지테크놀로지를 시작으로 기가비스(기판 검사 및 수리), 에이직랜드(디자인하우스) 상장을 이끌었다. 최근 세미파이브, 포인투테크놀로지 상장 주관사이기도 하다.
리벨리온과 대표주관 계약까지 따내며 반도체와 테크 분야 경쟁력을 다시 입증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최근 테크, 반도체 기업 IPO 주관을 연달아 수임하고 있는데, 이번 경쟁으로 방점을 찍었다”며 “공동이 아닌 '단독 대표주관'이라는 점도 의미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소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기업금융(IB) 부문을 총괄하던 이재현 전 부사장은 최근 회사를 떠났다. 이에 딜 수임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이 전 부사장이 IPO 부문에 기울인 노력도 상당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여전히 경쟁력이 건재하다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현재 삼성증권 IPO 담당인 캐피탈마켓본부 4개 팀은 빅딜을 고루 수임한 상태다. 이번 리벨리온의 경우 3팀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1팀은 DN솔루션즈, 2팀은 세미파이브, 4팀은 토스 주관사단에 참여하고 있다. 향후 테크 부문 이외의 보다 다양한 분야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코스닥 자사주 점검]지니언스, 31억 소각 '주주가치 제고'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한글날 기념 ‘AI 백일장’ 개최
- [i-point]폴라리스AI, 이스트팩 '하드 캐리어' 출시
- [i-point]오르비텍, 방사성폐기물 처리 분야 신규 용역 수주
- [i-point]해성옵틱스 자회사 TKENS, 중기부 ‘스케일업 팁스’ 선정
- 넥슨게임즈, 게임업 불황에도 인력투자 확대
- [i-point]비브스튜디오스, 항공기 훈련 소프트웨어·플랫폼 R&D 진행
- 예비 상장사 울리는 '투자 브로커' 주의보
- '혹평' 밸류업 지수, 자문단도 경고했었다
- [삼성 반도체 50년 비포&애프터]32년 D램 1위 무너뜨린 HBM, 경쟁은 이제부터
안준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예비 상장사 울리는 '투자 브로커' 주의보
- [IPO 모니터]차이커뮤니케이션 상장…한국증권 스팩 '활기'
- [IPO 모니터]'에듀테크' 에이럭스, 드론 사업 '급성장' 비결은
- [Market Watch]'양날의 검' 된 해외상장, 유니콘 국내 상장 유턴하나
- [thebell League Table]'재개된' 코스피 딜이 주관 순위 결정지었다
- [thebell League Table]교보, 약진 '무섭네'...처음으로 '1위자리' 탈환하나
- [IPO 모니터]코스닥 상장 나선 에이럭스, 피어그룹 '넣었다 뺐다'
- [thebell note]증권사 프리IPO의 함정
- 유암코, 새마을금고와 5000억 PF정상화펀드 조성
- [Market Watch]선제적 금리인하…IPO 시장 '기대감'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