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상장 무산 투네이션, '성장성' 입증 부족했다2년 연속 흑자에도 "더 지켜 봐야"…성공사례 드물어 성장 잠재력 어필 '난항'
권순철 기자공개 2024-09-06 07:18:26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4일 15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리에이터 후원 결제 서비스 업체인 투네이션의 코스닥 상장 도전이 좌절됐다. 지난 3월 말 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지만 5개월 가까이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결국 심사 철회를 선택했다.지난해 흑자를 낸 기업이지만 거래소는 회사가 속한 섹터인 후원 서비스 시장이 충분히성숙되지 않았다는 데 역점을 뒀던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외를 통틀어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들고 시장 규모도 협소해 중장기적 성장성을 어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흑자 내는' 서드파티 플랫폼 기업…청구 5개월만에 '철회' 결정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투네이션은 최근 코스닥시장본부에 예비심사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3월 말 예심을 청구하며 연내 상장을 노렸지만 5개월 가까이 승인을 얻지 못한 결과였다. 투네이션의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투네이션은 유튜브, 트위치 등 인터넷 방송 플랫폼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후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시청자의 후원금을 받아 이를 크리에이터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수수료 등을 수취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투네이션이 확보하는 매출도 플랫폼 사용수수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업 모델이지만 이익 증가세에 힘입어 올해를 상장 적기로 판단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투네이션은 지난해 117억원의 매출과 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0%, 1740%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22년 흑자 턴어라운드 이후 2년 연속 순이익 기조가 이어졌다.
서드 파티 플랫폼에 종사하는 기업 가운데에서도 이익이 나는 곳은 드문 편이다. 크리에이터를 위한 공간 예약 및 커뮤니티 플랫폼을 제공하는 빌리오를 포함해 팬덤 비즈니스 플랫폼인 팬딩, 퓨처스콜레, 나인에이엠 등 대다수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2년 연속 흑자를 낸 이력은 분명 플러스 요인이 됐을 것으로 점쳐진다.
흑자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었기에 코스닥 상장도 기술특례가 아닌 일반 루트를 택했다. 최근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의 심사 일정이 눈에 띄게 가속화된 것을 감안하면 최소 7월에는 승인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8월 중순이 지나도 답보 상태가 지속되면서 주관사와의 협의 끝에 철회 의사를 전달했다.

◇협소한 시장·유사사례 부족…상장 재도전 시점 '요원'
당초 상장까지 험로가 예상되긴 했지만 결국 '성장성'을 입증할 방법을 찾지 못해 심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에서 내놓은 구체적인 입장은 없지만 한 IB 업계 관계자는 "서드 파티로서의 경쟁력은 차치하고 후원 시장 업계에서 장기적인 성과를 가져간 케이스가 없어 성장 잠재력을 어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라고 짚었다.
거래소에서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투네이션이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흑자를 내고 있긴 하지만 이익이 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더러, 후원 시장 자체가 형성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2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드 파티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들 가운데 투네이션처럼 이익을 내고 있는 곳은 고사하고, 후원 결제 서비스를 영위하는 곳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아프리카TV 운영사 숲(SOOP)이 그나마 유사한 케이스에 해당하지만 직접 플랫폼을 운영하지 않아 투네이션과 비교하기엔 한계가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StreamElements, 미국의 Streamlabs 등이 후원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지만 이밖에도 챗봇, 알림 등 다양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어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해외에서도 이제 개화하기 시작한 시장이라 상장사가 많이 없는 편"이라고 밝혔다.
투네이션의 상장 재도전 시점은 한동안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던 만큼 이에 관한 우려를 일축할 수 있을 정도로 장기간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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