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0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기업의 생존은 시대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가에 달렸다. 특히 반도체와 이차전지같이 한국에서 급속도로 성장한 산업에 속한 많은 중소·중견 기업들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흐름을 잘 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를 맞거나, 도태되거나 둘 중 하나였다.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인클로저(외함) 전문기업 에이스엔지니어링을 공부하며 이 점을 새삼 느꼈다. 1991년 설립된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원래 일반 화물을 운송하는 컨테이너 업체였다.
하지만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밀려 생존을 고민해야 했고 이때 특수 컨테이너로 포트폴리오를 바꿨다. 이후엔 스위스 신재생에너지 기업과 이동식 변전소 사업을 하면서 전기 설비에 대한 지식을 쌓았고 이 경험을 기반으로 ESS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수급해 주는 ESS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경영자의 안목과 실력도 있었겠지만 '바람'도 잘 탔다.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국내 ESS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고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ESS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한 데 따른 수혜도 입었다.
국내 ESS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고 국내 배터리 업체의 ESS 인클로저를 제작한 이력은 글로벌 시장에 곧바로 진출할 레퍼런스가 됐다. 글로벌 1위 ESS SI(System Integrator·시스템 통합)의 인클로저 단독 공급자로 단숨에 뛰어오른 배경이기도 하다.
얼마 전 에이스엔지니어링의 ESS 공장을 직접 찾았다.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발주받은 ESS 인클로저를 만드는 모습을 직접 봤는데, 세계 1위 ESS SI 사업자가 무게가 40톤에 달하기도 하는 인클로저를 태평양 건너에 있는 한국 기업에 발주한다는 게 신기했다.
ESS는 외부에 설치돼 극한 환경에서 버텨야 하기 때문에 극도의 전문성을 갖춘 기업에 맡겨야 한다. 수천 개의 배터리셀을 장착하기 때문에 화재 예방 설루션 장착도 필수다. 1990년대 화물 컨테이너 업체가 첨단 산업의 집약체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거듭났음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이제 외함 안에 데이터센터도 담을 예정이라고 한다. 세계 최초의 시도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의 성장으로 전 세계 ESS 밸류체인에서 한국은 강한 네임밸류를 갖췄다. 배터리만 잘 만드는 게 아니라 외함이라는 특수한 장비, 장치까지 세계적인 기업을 배출했다는 건 에이스엔지니어링 한 기업만의 영광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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