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07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자산을 담은 글로벌리츠는 국내 상장리츠 시장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등이 대표적이다. KB스타리츠 역시 유럽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상장한 뒤 국내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힌 상태다. 4개 리츠의 운용자산만 3조원이 훌쩍 넘는다.시장이 수년간 부침을 겪은 가운데 이들 리츠는 한 가지 과제를 더 고민해야 했다. 환율 상승으로 환헤지 정산금 청구서가 날아오기 시작하면서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헤지 파생계약을 체결한 은행들에 추가금을 납부해야 한다. 리츠별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정산금이 발생했거나 발생할 예정이다.
문제는 글로벌리츠들에겐 이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는 데 있다. 리츠의 인허가를 도맡고 있는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은 안정성 확보를 이유로 환헤지 계약에서 투자금 대비 높은 비율을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 때문에 국내 글로벌리츠들은 통상 원금 100%, 배당금 80% 수준에서 파생계약을 맺었다.
물론 환헤지 정산금을 영원히 버린(?) 돈으로 보긴 어렵다. 환율이 안정화돼 다시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반대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만기 시점 환율에 따라서 내야할 수도, 받을 수도 있는 돈이 환헤지 정산금이다. 만약 환율이 급락했다면 오히려 수혜를 입었다.
하지만 '안정성'이 우선인 리츠들에게 원금 100% 연동 환헤지 계약은 절대 안정적인 계약이 아니었다. 리츠 특성상 정산금이 발생했을 때 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리츠는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여유 재원이 없는 경우가 많다. 수십, 수백억원의 정산금이야말로 리스크다.
오로지 환헤지 정산금을 내기 위해 조달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채를 증액 발행하거나 예금담보대출을 활용하는 식이다. 담보대출비율(LTV)이 차면 외부 조달조차 어렵다. 자산관리회사(AMC)나 스폰서의 출자를 기대하는 곳들도 보인다.
개인들이 투자하는 상품이니만큼 투자금을 보호하려는 명분은 충분하다. 하지만 공모부동산펀드 중에서도 환헤지 계약을 하지 않고 만든 상품이 있다. 행정공제회나 과학기술공제회 등 기관들은 원금의 50~70% 수준만 환헤지를 해놓는다. 리츠들이 개별적인 전략을 취하기 어렵도록 룸이 제공되지 않은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비단 환헤지뿐만 아니다. 규제 당국에는 부동산 투자 경험자가 사실상 없다. 시장 성장을 위해선 리츠들에게 투자운용 자율성을 부여한 뒤 적극적으로 소통 및 지원해야 한다. 전략에 따른 책임은 리츠의 몫이고 투자자들의 선택으로 평가가 갈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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