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적자 행진' 무안공항, 안전투자 여력 부족KAC 산하 14개 공항 중 2년 연속 최하위, 지난해 국제항 정기노선 대거 신설
원충희 기자공개 2025-01-07 08:28:28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14시0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안국제공항은 한국공항공사(KAC) 산하 14개 지방공항 중 가장 부진한 곳으로 꼽힌다. 특히 2022~2023년에는 영업손익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50억원 규모 매출에 비해 매출원가가 260억원 수준이기 때문이다.만성적자 탓에 안전투자를 할 여력도 갖추지 못했다. 안전체계 정비에 대한 지적이 많았지만 차일피일 미뤄진 근본적 배경이다. 지난해부터 국제항 정기노선이 대거 신설되면서 돌파구를 찾은 듯 했으나 이번 사고로 향후 기약이 없게 됐다.
◇대도시 접근성 저하, 항공수요 부진…만성적자 지속
무안공항은 KAC 산하 14개 지방공항 중 하나로 전남에 위치한 호남 유일의 국제공항이다. 과거에 광주공항이 국제공항이었지만 2007년 11월 무안공항이 개항한 이후 국제선을 모두 무안에 넘기고 일반공항으로 전환됐다.
안개가 잘 끼지 않는 기상과 높은 산이 없는 평탄한 지형 때문에 비행장을 짓기 적합한 장소로 꼽혔으나 인근 대도시인 광주 및 목포와 떨어지는 접근성, 빈약한 노선망 때문에 많은 항공사가 취항과 단항을 반복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2018년 1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14개 공항 중 13위에 머물렀다. 제주항공이 무안공항 제3허브화 계획을 실시한 2019년에는 국제선 60만을 넘기면서 적자 폭을 150억원대로 줄였으나 코로나 사태가 터져 항공운송업이 침체에 빠지자 2020년 264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커졌다.

코로나가 진정되면서 여행 수요가 살아난 2022년에는 오히려 영업적자가 270억원으로 증가했고 작년에는 253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항공 수요가 늘어났으나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자체가 상당히 큰 탓이다. 작년 매출은 50억원으로 전년(5000만원)보다 10배 증가했지만 매출원가가 259억원이고 판관비는 43억원이다.
2000년대에 들어 고속도로 신설과 확장, KTX 운행 등 지상 교통수단이 늘면서 지역공항은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렸다. KAC 산하 14개 공항을 보면 제주·김포·김해공항이 벌어 나머지를 먹여 살리는 구조다. 특히 무안공항은 2년 연속(2022~2023년) 14개 공항 중 영업손실 규모가 가장 크다.
◇안전투자 여력 없어, 지자체 적극 노력 '물거품' 우려
이런 탓에 안전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이는 관제 시스템, 조류 퇴치 장비, 안전 점검 인력의 부족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유사시 화재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경고를 세 차례 받았으며 활주로 역시 이용불가 진단을 두 번 받았다.
조류 퇴치 전담 인원이 부족한데다 장비도 구형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고의 시작 요인이 '버드 스트라이크'인 점을 감안하면 경영난으로 인한 안전투자 소홀과 시스템 미비가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전남도를 비롯한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은 2023년부터 국제선 정기편 신설을 강력 추진했다. 덕분에 작년 상반기부터 제주항공, 진에어가 코타키나발루, 몽골 울란바토르 등의 정기편 노선을 개설하며 어느 정도 숨통을 텄다.
지난해 12월에는 진에어가 오사카와 도쿄를, 제주항공이 방콕과 나가사키를 취항하면서 개항한 지 17년 만에 국제선 정기 노선이 대량 신설됐다. 그러나 최근 사고로 방콕 노선이 무기한 중단됐으며 공항 운영도 멈췄다. 향후 공항이 정상적으로 운영될지도 기약이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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