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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VC운용사 선정前 설문조사한 이유 벤처투자 7년차..펀드수익률 하락·적정가치 평가 어려워

전병남 기자공개 2009-04-14 11:25:53

이 기사는 2009년 04월 14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펀드 출자를 앞둔 국민연금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걸까.

국민연금이 최근 벤처캐피탈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대체투자실 명의의 설문엔 이달 중으로 예정된 '2009년 벤처투자 운용사 선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 담겨 있었다.

문항은 △선정운용사 수 △연금 출자 비율 △납입방식 △공동·해외 운용사 허용 여부 △자금운용 방식 등 11가지다.

설문지를 받아 든 업계는 이례적이란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벤처투자 위탁사 선정을 앞두고 설문조사를 실시하긴 처음"이라며 "운용사 선정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물어왔다"고 말했다. "설문의 의도나 내용으로 볼 때 국민연금이 벤처투자 전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당초 시장은 빠르면 이 달 중순 국민연금이 운용사 선정 공고를 낼 것으로 예상해왔다. 이젠 5월 초가 예정일로 언급된다. 투자금액도 1500억원에서 1700억원 사이가 될 것이란 추측만 무성하다. 국민연금 실무자 사이에도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고민을 계속하는 것을 두고 시장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2년부터 4회에 걸쳐 벤처캐피탈을 벤처 투자 운용사로 선정, 자금을 출자해왔다. 동양창업투자, 소프트뱅크벤처스, LB인베스트먼트, 일신창업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18개사가 운용을 맡아왔다. 현재 운용 금액은 3394억원. 직접 주식에 투자한 금액의 2.25%, 전체 운용자산의 0.15% 수준이다.

벤처 투자가 7년째로 접어들면서 펀드 수 증가로 인한 수익률 하락, 해산 시기 중복에 따른 적정가치 평가 어려움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국민연금 대체투자 수익률은 2005년 8.48%를 기록한 이후 2006년 6.59%, 2007년 6.08%, 2008년 2.73%로 감소했다. 높은 수익률을 올려도 애초 펀드 규모가 작기 때문에 국민연금 전체 자금 증가에 미미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도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 해엔 벤처투자를 위험자산으로 분류하고 투자를 보류했다. 하지만 고용창출, 성장동력 발굴 등 벤처 투자 순기능 때문에 마냥 자금 집행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중소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기도 어렵다. 벤처캐피탈을 무한책임사원(GP, General Partner)으로 선정하고도 사실상 펀드 운용 전반에 관여해왔기 때문에 실적 부진의 탓을 벤처캐피탈에게 떠넘기는 것도 명분이 없다.

현재 국민연금은 모태펀드나 지식경제부의 1차 신성장동력 펀드 유한책임사원(LP, Limited Partner)으로 참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모태펀드에 참여하는 것은 내부 대체투자 업무와 중복되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성장동력 펀드 LP참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펀드 규모가 2000억원이 넘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LP로 참여해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자금운용 행태와 다를 가능성이 높아 펀드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예상했다.

운용사 선정에 대한 논의도 진행중이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높은 수익을 낸 일부 벤처캐피탈을 운용사로 선정해왔다. 계량화 된 선정 기준 마련을 통한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국민연금 펀드 운용이 벤처캐피탈 업계의 트랙레코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선정에 배제됐던 벤처캐피탈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유한책임회사형(LLC, Limited Liablity Company) 벤처캐피탈 출자 여부도 토론 대상이다.

운용사 공고 예상 시점이 다가오면서 시장은 국민연금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국민연금은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만 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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