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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 못하는 금호석화 경영권 자율협약 졸업 이후가 포커스, 지분 구도는 '춘추전국시대'

문병선 기자공개 2011-06-24 16:07:19

이 기사는 2011년 06월 24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실질 오너인지, 단지 섭정에 불과한 것인지'를 가리는 문제는 멀리보면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금호석유화학측이 이미 분리경영을 확보한 상황에서도 한사코 법적 계열분리에 나서겠다며 소송까지 전개하는 데는 '미래 주인' 문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깔려있다.

금호석유화학의 박찬구 회장측은 형식적으로는 이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채권단으로부터 고 박정구 전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부장과 함께 공동경영권을 보장받았다. 지분율로도 우호지분(자사주 22%)을 더할 경우 거의 절대 지분이다.

그래서 굳이 계열분리를 하지 않더라도 독자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다. 박삼구 회장측도 경영에 간섭할 명분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 형식적 경영권은 시한부라는 점이다. 채권단과 자율협약이 추진되는 올해말이 지나면 바야흐로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구도는 '춘추전국시대'의 상황에 들어서게 된다.

먼저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전환사채(CB)의 전환권을 행사해 단일 주주로는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고 최대주주(14.41%)에 등극하게 된다. 물론 주식 전환 가능성은 미지수다.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엔 연이율 7%의 채권이다. 그러나 행사가(3만9657원)와 현주가(22만원대)를 감안하면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산업은행은 CB 투자에 1698억원을 투입했는데, 이 투자금은 채권으로 만기 상환받을 경우 2100억원에 불과하지만 주식으로 전환하면 9500억여원이 된다.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오히려 배임에 걸릴 수 있다.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박찬구 회장 입장에서는 위협 요인까지는 아니지만 불확실성이 하나 늘어나는 것이다. 금호석유화학과 채권단의 관계는 현재까지는 우호적이다. 산업은행의 특성상 특정 기업의 경영권에 간섭할 스타일도 아니고 그런 전례도 없다. 그러나 최근 검찰 수사 등의 결과로 만일의 돌발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금호석화를 맡겨야 하는 경우가 온다면 예상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두번째 불확실성은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는 박철완 부장의 지분율(10.24%)이다. 박 부장은 금호석유화학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임직원과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박찬구 회장 및 금호석유화학 입장을 지지하는 기류이고, 금호석화 임직원들과 최근 잘 융화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채권단에서 보장받은 공동경영이 끝나고 나면 박철완 부장이 박찬구 회장을 따를 지, 박삼구 회장을 따를 지는 친지들의 분위기에 따라 좌우될 공산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박철완 부장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금호가 의견이 어떻게 바뀔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 박철완 부장은 금호석유화학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에는 박삼구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됐었다.

'춘추전국시대'에서는 '명분'이 '실리'를 만든다. 공식적으로 그리고 법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박삼구 회장'을 '실질지배자(동일인)'라고 판정한 것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박삼구 회장쪽으로 '쏠림'현상을 낳을 수 있다. 박찬구 회장측이나 금호석유화학은 이 점을 경계한다.

특히 박삼구 회장측의 의중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종료 이후 박삼구 회장이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을 매입할 지, 아시아나항공을 매입할 지, 아니면 금호석유화학을 매개체로 그룹 경영권을 가지려 할 지 미지수다.

지금 확실하게 계열분리를 해 놓지 않으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이라는 울타리에 묶여 만일의 상황에서 임직원의 동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금호석유화학측 판단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정서적으로 이미 양측이 분리가 됐으나 지분 경쟁이 시작되면 그룹 '수장'이 누구냐에 따라 바뀔 개연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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