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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벤처투자자금’ 상장사로 흐른다 상장 이후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기업에 대한 투자도 중요

오동혁 기자공개 2011-07-26 1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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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자본시장 전문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 매거진 thebell insight(제5호): 1st half of 2011, Korea capital market league table 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2011년 07월 26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넘치는 자금에 비해 투자할만한 우량 벤처기업은 적다. 그래서인지, 벤처캐피탈들이 ‘상장된 벤처’에 연신 눈을 돌리고 있다. 300억~500억원 규모의 펀드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펀드 대형화’ 추세도 상장사 투자를 자극하는 주요 원인이다. 상장사 투자는 CB와 BW 매입이 주류를 이룬다.

최근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조성되는 투자펀드는 대형화 되는 추세다. 300억~500억원 규모의 펀드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우량 업체들 중 상당수는 1000억원대의 사모투자펀드(PEF)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장사 투자는 이미 업계 전반에 걸쳐 중요한 투자옵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벤처로는 성에 안차" 상장사로 눈돌리기

일반적으로 벤처캐피탈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전환사채(CB) 등을 매입하는 방식을 통해 상장사 투자를 단행한다. 피투자업체들이 시설투자 및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에서 수혈받을 경우, 벤처캐피탈이 보유펀드에서 일정금액 출자해 투자하는 형태다.

수년째 PEF를 운영해온 업계 1위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는 상장사 투자를 가장 원활히 진행하는 벤처캐피탈이다. 스틱은 정책금융공사로부터 출자받은 'Kofc스틱-그로쓰챔프2010 2호'를 통해 최근 코스닥 기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에코프로 유상증자 및 BW 인수에 참여해 각각 150억원씩을 투입했다. 테크노세미켐 BW 및 CB 발행에도 참여, 각각 500억원, 100억원을 투입했다.

인터베스트는 지난 3월 '인터베스트신성장투자조합'을 통해 100억원 규모의 코스닥기업 파나진의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파나진은 이 자금 중 64억원을 시설자금으로 36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공동GP가 운용하는 펀드도 상장사 투자에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아주IB투자와 나우아이비캐피탈이 공동으로 조성한 PEF는 올해 초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기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코스피 기업 동원금속이 발행한 BW 50억원어치를 매입했고, 코스닥 상장사 KJ프리텍의 BW 및 CB를 인수하는데도 55억원을 투입했다.

최근에는 전통적으로 벤처투자에 강점을 갖고 있던 벤처캐피탈까지도 상장사 투자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 5월 코스닥 업체 오성엘에스티가 발행한 32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공모에 참여했다. 당시 주요 BW 발행대상자는 △산은일자리창출중소기업 사모증권투자신탁 △현대증권 △대우증권 등이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벤처캐피탈 중 유일하게 참여해 50억원을 투자했다.

출자금 홍수…우량 벤처는 '품귀'

국내 벤처캐피탈이 상장사 투자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는 '펀드 대형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국민연금, 정책금융공사, 모태펀드 등 대형 유한책임투자자(LP)들의 출자가 줄을 이으며 시장에 자금이 넘쳤고, 개별 펀드 결성총액도 크게 증가했다. 이는 투자규모 확대라는 결과를 낳았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몇년 전만해도 100억원 규모의 조합이 많이 있었고, GP들은 이 조합을 운용하면서 보통 10~15개 벤처업체에 나눠 투자할 수 있었다"면서 "최근 펀드규모가 500억원 이상으로 커지면서 건당 투자규모도 수십억원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기업 수가 많으면 무한책임투자자(GP) 입장에서는 사후관리가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비상장 중에서 덩치가 큰 기업이나 이미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벤처캐피탈 신규투자 현황(벤처캐피탈협회 제공)을 살펴보면 지난 2002년 투자총액은 6177억원, 투자건수는 768건이었다. 업체당 평균 투자액은 8억원. 하지만 투자총액, 투자건수, 평균 투자액 등의 지표들은 이후 꾸준히 높아졌다.

2003년 건당 평균투자액이 10억원을 넘어서더니 2009년에는 16억5000만원 선까지 커졌다. 지난해 말 투자총액은 1조910억원, 투자건수는 560건을 기록했다. 건당 평균투자액은 19억5000만원에 육박한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져 5월말 현재 21억8000만원까지 높아졌다. 건당 평균투자액 20억원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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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의 투자여력은 크게 증가했지만, 그만큼 투자할 만한 대상업체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이것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이끌어 냈고, 우량한 벤처기업에 대한 '품귀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 집행률 제고가 최대 숙제…코스닥기업 CB·BW '확실한 옵션'

벤처캐피탈을 포함한 위탁운용사들은 투자집행율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만 다시 외부에서 추가적으로 펀딩을 받아 새로운 펀드를 결성할 수 있다. 마땅한 피투자 벤처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자금집행이 절실한 벤처캐피탈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상장회사가 발행하는 CB 및 BW 등은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투자옵션이 됐다.

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50억원짜리 투자 건이 있으면 예전에는 3~5개의 벤처캐피탈이 공동으로 참여해 투자하는 클럽딜이 많았다"며 "최근에는 각 벤처캐피탈마다 투자여력이 넘치다 보니 단독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것으로도 부족해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 벤처캐피탈의 경우 PEF 조성에 주력하고 있고, 중소형 벤처캐피탈 역시 벤처펀드 규모를 키워 의무비율(약 60~70%수준)을 제외한 결성총액의 30~40%를 투자하는 방안으로 상장사로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설립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도 의미가 있지만 코스닥 상장 이후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려는 회사에 대한 투자도 벤처캐피탈의 고유 영역이 될 수 있다"며 "상장사에 대한 투자 확대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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