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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의 은행채 홍수, 이유 알고보니 투자자-발행자 수요 맞아 떨어져…미국發 불안으로 5일부터 발행수요 '뚝'

한희연 기자공개 2011-08-05 17:59:59

이 기사는 2011년 08월 05일 1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채 발행이 나흘간 홍수처럼 쏟아졌다. 국내 은행들은 올들어 꾸준히 채권 순상환 기조를 유지했으나 8월이 시작되자 약속이나 한 듯 경쟁적으로 채권을 찍어 냈다. 지난 4일까지 발행된 은행채는 이달 만기도래액의 3분의 1이 넘는다.

그 배경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금리동결을 확신하고 있는 투자자그룹이 짧은 시간 내에 발행이 가능한 은행채를 원했다. 때마침 은행들도 자금이 필요했다.

◇ 나흘간 2.5조원 발행, 3일 하루에만 1조원 넘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4일까지 발행된 은행채는 2조58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1일에는 3300억원, 2일에는 3900억원, 3일에는 1조900억원, 4일에는 7700억원이 발행됐다.

이 기간동안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 수협 등 특수은행채권은 1조4600억원,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채권은 1조1200억원이 발행돼 특수은행과 시중은행이 고르게 분포된 모습이다. 주로 1~2년 사이의 단기물이다.

기업은행은 나흘간 1조1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모두 네 종목으로 6개월~1년 사이의 채권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4일 하루에만 1년 만기 채권 5100억원의 조달하는 기염을 토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6300억원을 채권으로 조달했다. 1년6개월~2년 구간이다. 우리은행과 농협중앙회는 각각 2200억원씩, 한국수출입은행은 1700억원, 국민은행은 1500억원을 발행했다.

다만 지난달까지 전체 은행채 발행시장을 주도해왔던 산업은행은 최근 나흘간 한건도 채권 발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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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까지 돌아오는 은행채 만기규모는 6조8260억원이다. 나흘간 발행된 채권 규모가 이달 만기규모의 3분의1을 넘은 셈이다. 은행채 발행시장은 올들어 지난 5월을 제외하고 계속 순상환 추세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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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금리 고점, 지금 사면 돈된다"…5일 급반전, 발행 수요 '뚝'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년 만기 기준으로 AAA급 은행채 금리는 지난 1일 3.93%를 기록(민간채권평가사 평가금리 평균)했다. 올들어 최고치다. 지난 3월 초 3.89%를 기록한 적이 있지만 이후 3.6~3.8%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해왔다. 1일 최고점을 찍은 AAA급 은행채 금리는 2일 3.9%, 3일 3.87%, 4일 3.85%로 하락 추세다.

산업은행채나 기업은행채 금리도 마찬가지다. 1년만기 산금채도 1일 3.9%를 보인 후 4일 3.69%까지 낮아졌고 중금채도 3.91%에서 3.82%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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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가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은 투자자들에게 매수 유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최근 대외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은 매수를 부추겼다.

은행들도 적절한 발행시기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순상환 추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발행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이 그나마 적기라고 판단한 은행들의 수요가 투자자들의 매기와 맞아 떨어진 셈이다.

한 채권 중개인은 "처음에는 발행 측은 그나마 지금이 발행적기라는 생각으로 채권을 대량으로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금리 동결에 베팅, 더 하락하기 전에 채권을 담고자 하는 수요가 있었는데 이같은 수요 공급 요인이 맞아 떨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채 발행랠리는 나흘을 끝으로 당분간 중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일 미국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자 국내 채권 금리의 하락 속도도 가팔라졌다.

지난 1일 3.74%, 4일 3.69%를 보이던 1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5일 15시30분 기준으로 3.55%까지 내렸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도 5일 3.61%으로 거래를 마쳐 전날보다 0.16%포인트나 하락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가 하락해서인지, 5일 은행채 발행이 뚝 끊겼다. 결국 은행들은 금리 고점에서 은행채를 대거 발행한 셈이 됐다. 반면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더 많은 차익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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