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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은 토종 PE업계, 지배구조 고민 대두 시장 커지고 하우스 이력도 점차 늘어…세대교체 이슈 점점 수면 위로

한희연 기자공개 2018-07-03 14:09:45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VIG파트너스의 4인 대표체제 전환은 국내 사모투자회사(PE)들의 세대교체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예다.

2005년 국내에 PE 시장이 열린 후 처음 시장에 진입한 토종 PE들은 이미 10여 년 넘게 활약하며 성장해 왔다. 그동안 창립 멤버들을 중심으로 조직이 운영돼 왔지만, 조직 구성원들이 성장하고 시장도 커지면서 조직 재정비의 필요성이 각 하우스별로 대두되는 시점이다.

국내 PE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규모가 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는 444개로 지난 2009년 110개 대비 4배로 성장했다. PEF를 운용중인 운용사(GP)는 209개로 전년대비 19개 늘었다. 금감원은 "2016년~2017년 중 PEF의 신설과 전업 GP가 증가한 것은 2015년 10월 제도개편에 따라 PEF 설립과 운용방법상 자율성이 크게 확대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운용사에서 독립한 운용역들이 만든 소형 PEF는 금감원에서 언급한 신규플레이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성과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능력 있는 운용역들이 기존 회사를 박차고 나와 자기 이름을 내건 회사를 차린 결과다. 규모는 커졌지만 인재를 키워내고 합리적 보상으로 이를 품어주는 회사가 국내에서는 그만큼 적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분화 현상은 국내 PE 시장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힘으로써 시장을 한단계 성숙시키는 데 기여한 측면이 분명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핵심인재를 키우고 인력자산을 회사의 경쟁력으로 흡수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로컬 하우스들이 끊김없이 배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당장 PE 펀드에 돈을 맡기는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로선 능력있는 개인에 앞서 믿을 수 있는 국내 하우스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시장 초창기부터 활동을 이어오던 대표적인 토종 PE로는 MBK파트너스, H&Q코리아,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 VIG파트너스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중에 세대교체가 가시적으로 이뤄진 곳은 아직 없다. 기존에 회사를 설립했던 창립멤버의 절대적인 입김이 조직 운영 전반에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설립 당시 주니어 인력들은 연차는 점점 높아지면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 조직의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 다음 세대로의 권력 이양 방법은 자연스레 화두가 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VIG파트너스의 지배구조 변화 조짐은 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PE 시장 참가자들의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VIG파트너스의 경우 이전에 조직이 크게 흔들릴 위기가 있었음에도 이를 잘 관리해 오면서 조직 측면에서 크게 부침이 없어 특이하다"며 "이번에도 국내 사모펀드 중에서도 상당히 앞서 세대 교체를 시도하고 있는 모습이라 결과가 어떻게 될지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누구 하나가 절대적 주인을 고집하면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후배들 입장에서도 이렇게 클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장기적으로 시스템이 굴러간다는 기본적인 개념 하에 구성원 전체가 조직체계를 고민하고 있고 우리에 적합한 방법을 하나씩 도입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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