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HDC 지분' 왜 계속 사들이나 순환출자 해소 사전 작업, 개인자금 105억 투입
이승우 기자공개 2018-12-05 08:17:25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3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지주사 HDC 주식을 개인 돈으로 사들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의 핵심인 HDC현대산업개발 지분 대신 보유하게 된 HDC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남아 있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정몽규 회장, 60만주 장내 매수 '105억원 소요'
지난 9월말 HDC는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 체제를 사실상 완성했다. 지주사인 HDC가 그룹의 핵심인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33% 가량 보유하면서 지배력을 강화했다. 정몽규 회장도 유상증자(주식스왑)를 통해 기존 HDC 지분율 13.46%를 31.41%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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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이후에도 정 회장은 HDC 주식을 장내 매수를 통해 사들이고 있다. 11월16일 21만주, 19일 29만주, 20일 10만주 등 총 60만주를 정 회장이 매입했다. 장내 매수 방식이어서 취득단가는 모두 다르다. 평균 매입단가와 매입 주식 수를 감안하면 정 회장은 대략 105억원을 소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사들인 주식은 지분율로 따지면 1%다. 이로 인해 정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31.41%에서 32.41%로 상승했다. 정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도 35.29%로 상승했다.
정 회장의 지분율이 발행주식의 3분의 1에 근접한다는 건 의미가 크다. 정관 변경이나 이사 또는 감사 해임, 자본금 감소, 합병 및 분할 등의 '특별결의'를 위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32.41%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린 정 회장이 지분을 조금 더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단에 대한 의결권 제한 등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오너 입장에서 보면 개인 돈을 들여서라도 지주사 지분을 최대한 끌어 모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과제 '순환출자 해소' 준비작업
HDC의 지배구조상 정 회장 스스로 뿐 아니라 특수관계인 지분율을 끌어올릴 필요도 있다. HDC에게 남아 있는 순환출자 해소라는 과제를 풀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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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이 지분율을 더 높이지 않았다면 순환출자 해소 이후 특수관계인 지분이 발행주식수의 3분의 1 이하로 내려갔을 가능성이 높다. 순환출자의 중심인 HDC아이콘트롤스가 보유하고 있는 HDC 지분이 1.78%이기 때문이다. 순환출자를 해소를 HDC아이콘트롤스가 보유하고 있는 HDC 지분을 정리하게 되면 특수관계인의 HDC 지분율이 34.29%에서 32.51%로 내려가게 된다. 이 공백을 정몽규 회장이 미리 메워놓은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때문에 정몽규 회장의 HDC 지분 매입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정지작업으로 볼 수 있다. 이미 HDC 유상증자 당시 HDC아이콘트롤스는 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HDC 지분율을 3.38%에서 1.78%로 낮춘 상태다. 나머지 1.78%만 정리하면 HDC 그룹의 순환출자는 해소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순환출자 해소는 크게 어렵지 않으나 HDC아이콘트롤스가 보유하고 있는 HDC 지분이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3% 이하로 낮아진다"며 "이 경우 향후 지배구조를 완전히 정리하는 과정의 의사결정에 애로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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